천사 가라사대 병만 낫고 아해만 나으면 가할지니 공을 알게 할 필요가 있으리요. 공덕을 남에게 알게 하려는 것은 소인의 일이니라 하시니라.
이렇게 실천하기가 쉽진 않죠?
소인배가 아니고 대인배라고 생각한다면 노력해 봐야죠
과거 대체의학에 대해 해박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과 함께 큰 비젼을 꿈꾸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이 사람은 돈에 대한 욕심이 큰 것에 반해 옆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지 않고 대두목 처럼 내세우는 병이 있어서 자폭의 길을 걷는 운명으로 끝났지요.
지금도 어디선가 적은 돈을 벌면서 활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당시 이 의학을 돈 주고 배우러 온 한의사들의 행동을 보면 인간의 라이센스(licence) 자존심에 대한 것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강의 중에 다리 꼬고 있는 사람, 눈 동그랗게 뜨고 째려보는 사람, 말하거나 말거나 딴 짓하는 사람, 괜히 볼펜 돌리는 사람, 팔짱끼고 고개 뻣뻣이 들고 뭔 말하나 들어보자 하는 사람 등이 있었습니다.
돈 주고 배우러 왔으면 바른 자세로 앉아 최선을 다 할일이지 저 꼬라지가 뭔가..하고 한 대 쥐어박고 싶기도 합니다.
아마도 어떤 수염 기른 놈이 대체의학을 끝내주게 한다고 하니까 기대반, 호기심 반으로 돈 내고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렇게 자존심 강한 사람들이 뭐하러 돈 내고 이 자리에 앉아 있나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30분 정도 시간이 지날 즈음입니다.
이제부터는 정 반대의 현상이 벌어집니다.
다리 꼬던 사람은 다리가 내려져 있고, 눈 동그랗게 뜨고 째려보던 사람은 기대심에 쫑긋하고, 강의에 상관없이 딴 짓 하던 사람은 메모를 시작하고, 볼펜 돌린 사람은 주위를 탐색하기 시작하고, 팔짱끼던 사람은 존경하는 빛이 묻어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사람이란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을 눈앞에서 당장 보여주지 않으면 잘난 사람들 설득하기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며, 또한 자신이 배운 지식은 평생의 잣대가 되어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항상 깨어 있지 않으면, 경험이 굳어지고 생각이 굳어져서 융통성도 없어지고 고집도 세어지며 구세대란 낙인이 찍히는가 봅니다.
대순전경 : 제 8장 치병(治病)
임인년에 천사 병고치는 법을 전주 우묵실 이경오에게 처음으로 베푸시니라 경오는 대원사 주지 박금곡과 친분이 있으므로 병세가 위독함을 금곡에게 말하여 의사를 구하여 주기를 청하니 금곡이 천사의 선성하심을 알므로 그 일을 아뢰어 신방을 베풀어 주시시기를 간룹하는지라.
천사 경오에게 가보시니 그 병 증세가 왼발 무명지가 아프고 쓰시며 오후로부터 새벽까지 다리가 부어올라 다리 전부가 큰 기둥과 같이 되었다가 아침부터는 부기(浮氣)가 내려 정오에는 원상을 회복하여 이렇게 삼사년 동안을 않음에 촌보를 옮기지 못하고 앉은뱅이가 되어 있더라.
천사 가라사대 이 병이 진실로 괴이하도다.
모든 일이 적은 것으로부터 큰 것을 헤아리나니 내가 이 병으로써 본을 삼아 천하의 병을 다스리기를 시험하리라 하시고 손으로 만져 내리신 뒤에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서 씻으라 하셨더니 경오가 명하신 대로 하여 곧 나으니라.
경오의 어린 아해가 배앓이가 있어서 여러날 동안 대소변을 통치 못하고 생명이 위독한지라 경오가 어린 아해를 안고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한대 천사 어린 아해를 앞에 누이시고 손으로 배를 만져 내리시니 곧 소변을 통하는지라 그릇에 소변을 받아 두었다가 내어본즉 그릇 바닥에 무슨 가루가 갈아 앉았거늘 가라사대 이것은 사탕가루라 어린 아해가 사탕을 많이 먹으면 항문이 막히고 이러한 병이 나기 쉬우니 주의하라 하시니라.
계묘년 삼월에 전부에 머무르실새 장효순의 딸이 어려서부터 횟배를 앓아 해마다 달포씩 세네번 고생하더니 이 해에는 연하여 두어달을 앓음에 생명이 위태하게 된지라 효순이 그 일을 아뢰며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그 사위를 부르사 부부끼리 벽을 끼어서 서로 등을 맞추어 서라 하시니 그 사위가 명하신 대로 함에 아내의 병은 낫고 그 사위가 병을 옮겨서 앓거늘 천사 손으로 만져서 낫게 하시니라.
김윤근이 묵은 치질로 수십년 동안 앓아 오다가 이 해에는 더욱 심하여 기동을 못하고 누웠거늘 천사 불쌍히 여기사 아침마다 시천주를 일곱번씩 외우라 하셨더니 윤근이 그대로 하여 곧 나으니라.
고부 이도삼이 간질이 있어서 고쳐주심을 청하거늘 가라사대 나를 따르라 하시고 누워서 자지 못하게 하였더니 밥먹은 뒤에는 배가 아프고 대변에 담이 섞여 나오다가 열나흘만에 나으니라.
갑진 구월 열나흗날 함열 회선동 김보경의 집에 가시니 개가 심히 짖고 나오더라 이 때에 보경이 병들어 누워서 크게 위독하므로 천사께 고쳐주심을 청하거늘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주인의 병은 이미 저 개에게 옮겼으니 근심을 말라 하시더니 과연 보경의 병은 곧 낫고 그 개는 병들어서 사흘만에 죽으니라.
섣달에 구릿골에 이르시니 김갑진이 여러해된 문둥병으로 열굴과 손발에 부종(浮腫)이 나고 눈썹 털이 다 빠졌더니 천사의 신성하심을 듣고 와서 고쳐주심을 청하거늘 천사 갑진으로 하여금 정문 밖에서 방을 향하여 서게 하시고 형렬 외 두어사람으로 하여금 대학경(大學經) 일장장하(一章章下)를 읽히신 뒤에 돌려 보내시니 이로부터 갑진의 병이 곧 나으니라.
구릿골 앞에서 술장사 하는 전순일이 장병(長病)으로 오랫동안 앓다가 천사께 한번 뵈입기를 원하거늘 천사 한공숙을 데리고 그 집에 가사 순일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 있는 곳에 술 한상을 차려오라 하시고 또 일러 가라사대 의원이 떠나니 병인은 문밖에 나와 전별(餞別)하라 하시니 순일이 강작(强作)하여 사람을 붙들고 일어나서 문밖에 나와서 전송함에 병이 곧 낳으니라.
그 뒤에 순일이 술상을 차려오지 아니하거늘 가라사대 그 사람이 구미(口味)를 회복하지 못하여 신고(辛苦)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순일이 구미가 돌지 아니하여 두어달을 신고하니라.
순일의 이웃에서 술장사 하는 김사명의 아들 성옥이 열 일곱 살 되었는데 어느날 급증(急症)에 걸려서 죽거늘 반일이 넘도록 살리려고 백방으로 주선(周旋)하여도 회생할 여망이 없는 지라 천사 웃으시며 죽은 아해를 무릎 위에 올려 눕히시고 배를 만져 내리시며 허공을 향하여 미수(眉未)시켜 우암(尤庵) 부르라고 큰 소리로 외치신 뒤에 침을 흘려서 죽은 아해의 입에 넣으시니 죽은 아해가 문득 항문으로 시추물을 쏟으며 큰 소리를 치고 살아나거늘 이에 미음을 쑤어서 먹이시고 걸려서 돌아가게 하시니라.
구릿골 김창여가 여러해 된 적체(積滯)로 음식을 먹지 못하여 심히 고통하거늘 천사 불쌍히 여기사 평상 위에 눕히신 뒤에 배를 어루만지시며 형렬을 명하사 「조래천하팔자곡(調來天下八字曲) 누류인간삼원우(淚流人間三月雨) 규화세침능보곤(葵花細沈能補袞) 평수부종빈읍결(萍水浮踵頻泣唎) 일년월명임술추(一年月明壬戌秋) 만리운미태을궁(萬里雲迷太乙宮) 청음교무이색소(淸音蛟舞二客簫) 왕겁오비삼국진(往劫烏飛三國塵)」이라는 글을 외워 주었더니 그 뒤로 창여의 체증(滯症)이 곧 나으니라.
전주 용머리 고개 김모가 앉은뱅이로서 교자를 타고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하거늘천사 그 사람을 앞에 앉히시고 담뱃대를 들어 올리시며 가라사대 이 담뱃대를 따라서 차차 일어서라 하시니 그 사람이 천천히 들어 올리시는 담뱃대를 따라 무릎과 다리를 점점 펴며 일어서거늘 이에 형렬을 명하사 「예고신(曳鼓神) 예팽신(曳彭神) 석란신(石蘭神) 동서남북중앙신장(東西南北中央神將) 조화조화운오명령훔(造化造化云 吾命令口牛)」이라는 글을 외운 뒤에 그 사람으로 하여금 마당에서 빨리 달리게 하시고 광찬을 명하사 회초리로 다리를 때려 빨리 걷게 하시고 교자를 버리고 도보로 돌려 보내실 때 사금(謝金) 설흔냥을 받아서 큰 길가 주막에 나가 오고 가는 행인을 불러서 술을 사 주시며 가라사대 다리를 펴주니 고맙도다 하시니라.
금구 수류면 구밀안 최운익의 아들이 병들어서 사경에 이르렀으므로 운익이 와서 살려 주시기를 청하거늘 가라사대 병자의 얼굴이 심히 못나서 일생에 한을 품었으므로 그 영혼이 이제 청국 번양에 있어서 돌아오기를 싫어하니 어찌할 수 없노라 운익이 그 아들의 얼굴을 보는 듯이 알아 말씀하심을 신기하게 여기며 살지 못하리라는 말씀에 더욱 슬퍼하여 굳이 약을 청하는지라 전사 사물탕 한첩을 지으사 약(藥)포지에 구월음(九月飮)이라 써서 주시니 운익이 약을 가지고 집에 돌아간 즉 그 아들이 벌써 죽었더라 운익이 돌아간 뒤에 종도들이 구월 음의 뜻을 물은 대 가라사대 「구월(九月)에 장시황어여산하(葬始皇於驪山下)」라 하였으니 살지 못할 뜻을 표시함이로다 만일 굳이 약을 청하여 얻지 못하면 한을 품을 것이므로 그 마음을 위로하기 위하여 약을 주었노라 하시니라.
구릿골 박순여의 모친이 나이 육십여세에 병들어 매우 위독하여 회춘될 희망이 없으므로 초상 칠 제구를 준비하고 장사에 쓸 술까지 빚어 넣었더니 천사 들으시고 순여의 집에 가사 순여로 하여금 장에 가서 초종(初終)에 쓰는 모든 물건에 대하여 쓰이지 않게 하여달라는 심고를 성의껏 하고 돌아오라 하시고 사물탕 한첩을 달이신 뒤에 그 병실 정문 밖 뜰 밑에서 열두 걸음을 걸으사 땅을 장방형(長方形)으로 파고 그 약을 부으시며 가라사대 병이 이미 장기(葬期)에 이르었으니 약을 땅에 써야 되리라 하시고 돌아오시니 병인은 이로부터 회생하니라.
이때에 순여가 장으로부터 돌아오거늘 천사 물어 가라사대 장에서 누구에게 심고하였느뇨, 순여 대하여 가로대 선생께 심고하였나이다. 천사 웃으시고 그 빚어 넣었던 술을 가져오라 하시어 이웃 사람들을 불러서 나누어 먹이시니라.
병오년 삼월에 서울 황교 김영선의 집에 머무르실 새 이웃에 있는 오의관이 삼년 전부터 폐병에 걸려서 이미 위기에 이르렀더니 영선에게서 천사의 신성하심을 듣고와 뵈인 뒤에 고쳐주시기를 간청하거늘 천사 글을 써주시며 가라사대 이것을 그대의 침실에 갊어두라. 오의관이 그대로 하였더니 그날 밤부터 잘 자고 모든 다른 증세도 다 낳아 완쾌하니라.
오의관의 아내가 젊어서부터 청맹관이가 되어 보지 못하더니 남편의 병이 낳았음을 듣고 눈을 뜨게 하여주시기를 애걸하는지라 천사 그 봉사의 침실 정문 앞에 이르사 양산(洋傘)대로 땅을 그어 돌리신 뒤에 소금을 좀 먹이시고 해 쪼이는 곳에서 사성음(四聖飮) 한첩을 다려서 땅을 파고 부으시니 그 눈이 별안간 환하게 밝아지니라 오의관의 부처는 크게 감사하여 지성으로 천사를 공양하며 일행의 경비를 부담하니라.
이 때 광찬이 어느 곳에 부탁하여 천사의 의복 한벌을 지어 왔는 데 천사 그 정묘한 침선(針線)을 칭찬하시니 광찬이 여쭈어 가로대 이 옷을 지은 여자가 범절(凡節)은 극가(極佳)하나 앉은뱅이라 불상하여이다. 가라사대 내가 한번 가보리라 하시고 광찬을 앞세우시고 두어번 가 보셨더니 별로 치료법을 베풀지 아니하셨으나 저절로 굳은 다리가 펴지고 힘을 얻어 자유로 행보하게 되니라.
구릿골 근처에 사는 김도일이 천사께 심히 거만하더니 배앓이를 얻어서 여러날 동안 고통하거늘 천사 도일을 가보시고 손으로 가슴에서부터 배꼽 위에까지 만져 내리시고 돌아오셨더니 그 뒤로는 배꼽 위에는 아픈 증이 없어지고 배꼽 밑으로는 아픈 증이 전과 같은지라 도일이 사람을 보내어 천사께 다시 만져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도일을 불러오사 방 한가운데 눕히시고 문 밖에서 거니르시다가 들어오시며 문득 도일을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어찌 어른앞에 누웠느뇨 하시고 종도들을 명하사 이르켜 쫓아내시니 도일이 크게 성내어 돌아갔더니 그때부터 병이 곧 낫거늘 도일이 비로소 그 꾸지람이 약이었음을 깨달으니라.
종도들이 꾸지람으로 병을 고치시는 까닭을 물으니 가라사대 그 병은 회충(蛔蟲)의 작란(作亂)이라 내가 한번 만짐에 회충이 배꼽 밑으로 내려가서 감히 일어서지 못하는데 만일 다시 만지면 회충은 녹아서 죽되 사람의 생명까지 위태할지라. 그러므로 병인의 분노를 일으켜 회충이 그 기운을 타고 올라 와서 본처로 돌아와 안정을 얻게 한 것이니 이것이 의술이니라 하시니라.
도일이 병이 나은 뒤에 요통이 다시 풀리지 아니하여 지팡이를 짚고 와 뵈이니 천사 가라사대 병 나은 뒤에도 오히려 지팡이를 짚고 다님은 웬일이뇨 도일이 대하여 가로대 요통이 곧 나으니라 다시 도일을 명하여 가라사대 서쪽 하늘에 붉은 구름이 떠 있는가 보라 하시니 도일이 나가보고 아뢰어 가로대 붉은 구름이 떠 있나이다 가라사대 금산을 얻기가 어렵도다 하시니라.
형렬이 다리가 아파서 오한 두통하며 음식을 전폐하고 크게 앓거늘 천사 육십사괘(六十四卦)를 암송하라 명하시니 형렬이 그대로 함에 곧 오한이 물러가며 두통이 그치고 다리도 낫거늘 크게 이상히 여겨 그 까닭을 물으니 가라사대 팔괘 가운데 오행 이치가 있고 약은 오행기운을 응함이 연고니라 하시더라.
서울 가셨을 때에 갑칠이 설사로 괴로워 하다가 막힌 뒤에 수십일이 되도록 뒤를 통치 못하야 고민하더니 영선의 아우가 순검으로 있을 때에 김병욱을 잡으러 갔었던 일을 말하니 천사 물어 가라사대 군도(軍刀)는 어데있느뇨 가로대 집에 있나이다. 곧 명하여 가져오라 하사 영선의 침방 벽에 붙여 세우시고 갑칠로 하여금 홀로 자라 하시며 가라사대 오늘 저녁에는 담배 한갑을 다 피우라. 내일 새벽에는 대변이 통하리라. 갑칠이 홀로 자다가 새벽이 됨에 문득 군도가 스스로 꺼꾸러지며 소리를 내거늘 갑칠이 잠결에 심히 놀랬더니 곧 대변이 통하니라.
오월에 광찬을 데리고 임피 읍내 이봉현에게 가시니 이 때에 봉현은 습종(濕腫)이 크게 발하여 행보를 못하고 있더니 광찬이 전에없이 동맵싯 바람으로 보퉁이를 걸매고 다른 동맵시한 사람과 동행하여 오는지라 봉현이 광찬을 반가히 맞아들여 술을 내어 대접하나 평소에 구마(俱馬)하고 점잖게 다니는 몸으로 이같이 변장하고 온 것을 이상히 여겼으며 또 동행한 사람은 광찬보다 연하인 듯 함에도 불구하고 예외로 존경함을 이상하게 생각하였더니 그 손님이 곧 천사라 술을 대함에 천사 봉현에게 술을 권하시거늘 봉현은 병을 빙자하여 받지 아니 하니 천사 가라사대 그 병을 낳게 하여주리니 염려 말고 받으라 하시고 광찬도 또한 병 염려 말고 받으라고 권하므로 봉현이 드디어 대작하였더니 술을 마신 뒤에 봉현을 명하사 다리를 냉수에 씻으라 하시니 봉현이 명하신 대로 함에 곧 나으니라.
봉현의 이웃사람 강화운이 창증(脹症)으로 사경에 이르러 죽기만 기다리더니 천사의 신성하심을 듣고 그 노부(老父)가 문앞에 와서 엎드려 살려주시기를 애걸하니 천사 불쌍히 여기사 화운을 가보시니 몸이 크게 부어 다리는 기둥 같고 배는 산과 같거늘 천사 가라사대 부골(富骨)로 생겼다 하시고 손가락으로 부은 배를 짚어 누르시니 한자 깊이나 들어가더라.
이에 사물탕 네첩을 지어다가 두첩은 시렁에 얹어 두고 두첩은 문 밖에 뿌리신 뒤에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봉현의 집으로 돌아오셨더니 이튼날 화운의 부친이 와서 기뻐하며 가로대 병이 크게 효차가 있아오니 한번 더 보아주사이다. 하거늘 다시 가보시니 부기가 거의 내렸더라. 이에 미역국에 쌀밥을 말아 먹이라. 하시고 돌라오셨다가 이튿날 다시 가사 시렁에 얹었던 사물탕 두 첩을 문밖에 뿌리시고 활석 한 냥중(兩重)을 방 가운데 뿌리며 가라사대 이렇게 앉아서만 지낼 것이 아니라 걸어 보아야 하리라 하시고 억지로 걷게 하셨더니 이로부터 완쾌하여 이렛만에 천사께서 군둔리로 떠나실 때에 보퉁이를 걸메고 따라가서 사금 삽십냥을 올리니 천사 받지 아니 하시거늘 굳이 올리니 이에 받으사 내왕(來往) 행인을 불러 술을 먹이시니라.
또 그 이웃 사람이 아내가 폐병이 중기에 들었으므로 천사께 와서 살려주시기를 애걸하니 천사 그 집에 가사 청홍(靑紅) 염색(染色)을 물에 풀어 그 사람으로 하여금 손으로 젓게 하시니 그 손에 청홍염이 들었더라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손을 씻지 말고 염색이 저절로 지게 들지어다 그 염색이 질 때에 네 아내의 병이 낳으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러하니라.
또 이웃사람 이명택이 안질로 고통하더니 천사께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하거늘 천사 명택으로 하여금 술을 마시게 하시고 백지에 글을 써서 심을 빚어 눈에 대이시니 눈물이 흐르고 곧 낫는지라 천사 동천(東天)을 가르키시며 우러러보라 하시거늘 모두 보니 백주(白晝)에 밝은 별이 나타났더라.
봉현의 집에서 여러날 동안 머므르시다가 떠나실 새 봉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집에 생폐(生弊)가 많이 되었으나 갚을 것이 없으니 너의 병쇠한 노모를 건강케 하여 세상 떠날 때까지 무병케 하여 주리라 하시고 푸른 대 한 개를 가져 오라 하사 천사의 발에 맞추어 끊으신 뒤에 종이에 글을 써서 그 대를 감아서 정문 앞에 가로 놓고 모래로 끄트머리를 덮은 후에 봉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 밤에 보이는 것이 있으리라. 하시더니 그 날 밤에 그 곳으로부터 서기(瑞氣)가 일어나서 하늘에 뻗쳐 달빛과 같더라 이로부터 봉현의 노모가 강건하여 팔십이 넘도록 병 없이 지내니라.
김낙범의 아들 석이 폐병으로 사경에 이르었다 하거늘 천사 덕찬을 데리고 낙범의 집에 가사 석을 사랑으로 업어 내다가 엎드려 놓고 발로 석의 허리를 밟으시며 어디가 아프냐 하시고 손으로 붙들어 일으켜 걸려서 들여보내시고 닭 한 마리를 삶아 먹으라 하셨더니 이로부터 완쾌하니라.
치병 하실 때에는 흔히 병자로 하여금 그 가슴과 뱃속을 들여다 보라 하시므로 들여다 보면 속이 훤하게 보이는데 경락(經絡)과 장부(臟腑)를 낱낱이 가르쳐 주시며 이곳은 어데이고 이곳은 어디인데 어느 장부에서 병이 났다 하사 다 알게 하시고 또 누릿누릿하게 장부에 끼어있는 것이 담(痰)이라 하시니라.
정미년 봄에 전주 이서면 불가지 김성국의 집에 계실 때 그 면 황새물 문치도가 천사께 와 뵈이려 할 때 오는 길에 이성동 송대유에게 들려서 함께 오려하였더니 대유는 마침 일이 있어서 같이 오지 못하고 그 종제를 딸려보내며 가로대 내 종제가 폐병으로 고통한 지 여러해라.
이제 위기에 이르었으니 강선생께 말씀을 잘 하여 좋은 약을 얻어줌을 바라노라 하며 돈 이원을 그 종제에게 주며 가로대 이것이 약소하나 가지고 가서 술이나 한잔 공양하라. 그리고 갚을 때에 이자는 없이하라 병자가 돈을 받았다가 갚으라는 말을 듣고 일원을 돌려주며 가로대 일원이면 넉넉하외다 하고 치도를 따라서 와뵈이니라.
치도가 천사께 그의 병세를 아뢰고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가라사대 인색(吝嗇)한 자는 병을 고치지 못하느니라. 치도가 대하여 가로대 이 사람이 본래 가난하여 인색할 거리가 없나이다. 가라사대 주는 것을 받아가지고 오지 아니하였으니 어찌 인색이 아니리요. 병이란 것은 제 믿음과 정성으로 낫느리라. 치도는 이 말씀을 듣고 신성하심에 놀래고 병자는 부끄러워하여 돌아가니라.
치도가 돈 일원을 내어 성국에게 부탁하여 약간 주효(酒肴)를 준비하여 올린대 천사 어디서 난 것임을 물으시니 성국이 치도가 올렸음을 아뢰거늘 가라사대 그 돈이 오늘 저녁에 많이 불어날 것이어늘 부질없이 소비하는도다. 하시니 대저 그 돈은 그날 저녁에 노름 밑천을 할려고 하였던 것이라 치도가 더욱 놀래어 천신(天神)이 강세(降世)하신줄로 믿으니라. 치도가 물러감을 아뢰니 천사 가라사대 병자는 오늘 저녁부터 보리밥을 먹게 하라. 치도가 돌아와서 일렀더니 과연 보리밥을 먹음에 미구에 낳으니라.
용암리 물방앗집 김사유의 협실에 사는 정태문이 천사와 함께 여러날 동안 한방에서 지낼 새 이때 토질(土疾)로 신고하여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허락만 하시고 고쳐주지 아니하시더니 하루는 태문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병을 고치려 하느냐 대하야 가로대 고소원(固所願)이로소이다 가라사대 내가 모레는 정읍으로 가리니 이제 치료하여 주리라 하시고 글을 써 주시며 가라사대 이 글을 네 침방의 벼개 위에 두고 자라 그리하야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방문을 열면 개가 방문을 향하고 앞발을 모두고 혈담을 토하리니 곧 네 병을 개에게 옮겨서 낫게함이라. 그러나 그 개도 죽지는 아니하리라. 태문이 명하신대로 하였더니 과연 말씀하신 바와 같은지라 이에 천사를 모시고 술집에 가서 술을 올릴 새 천사 가라사대 만일 술을 먹고 술 값을 천연(遷延)하면 먹지 아니함 만 같지 못하니 잘 생각하여 하라 태문이 가로대 내일 틀림없이 갚으려 하나이다. 하고 일곱냥어치를 먹었더라. 이튿날 천사 정읍으로 떠나신 뒤에 태문이 술 값을 천천히 주려고 생각하였더니 문득 복통이 나서 고통하다가 술값을 갚지 아니하려는 까닭인가 하여 나으면 곧 갚으리라고 결심하니 복통이 곧 낫는지라 이에 술값을 곧 갚으니라.
형렬의 종제 준상의 아내가 좌우 발바닥에 종창이 나서 모든 약에 효험을 보지 못하고 마침내 사경에 이르렀거늘 준상이 사방으로 의원을 찾아 의논하니 어떤 의원이 말하되 그 종처가 곧 용천혈(龍泉穴)이라 다스리기 어려우나 만일 정성을 다하여 고치려 할진대 돈 백냥이 들어야 하리라 하는지라 준상이 돌아 와서 탄식하여 가로대 집이 가난하여 돈 백냥을 판출(辦出)하기 어려우니 집을 팔 수 밖에 없다 하더니 천사 이 말을 들으시고 준상을 불러 물어 가라사대 반드시 집을 팔아야 병치료를 하겠느냐 대하여 가로대 집을 파는 수 밖에는 도리가 없나이다.
가라사대 진실로 그러할진대 집문서를 써오라 내가 그 의원을 대신하여 고쳐주리라 준상이 곧 문서를 써 올리니 천사 받아서 불사르시고 손가락으로 물을 찍어서 그 종처를 만져 낫게 하신 뒤에 그 집은 준상으로 하여금 전과 같이 살게 하시고 다만 머릿방 한간만 수리하여 약방을 차리시니라.
구릿골 박순여가 반신불수증으로 오랫동안 앓다가 천사께 사람을 보내어 고쳐 주시기를 청하거늘 천사 자현에게 물어 가라사대 순여의 병을 고쳐줌이 옳으냐 그대로 두어 죽게함이 옳으냐 네가 마음을 풀어야 하리라 자현이 이상히 여겨 가로대 살려주심이 옳으니이다. 가라사대 순여가 네게 불평을 끼칠 일이 많으니 너와 함께 가서 다스리리라. 하시고 자현을 데리고 순여의 집에 이르사 휘파람을 한번 불으시고 병든 다리를 주물러 내리시며 끓인 물 한 그릇을 먹이셨더니 그 병이 곧 나으니라.
대저 자현이 사교(社交) 관계로 인하야 순여에게 불평을 품었었는 데 천사 그 일이 척이 되어 있음을 알으시고 물으심이니라.
구릿골 이재헌의 아내가 병들어서 수년동안 앓음에 수척하여 뼈만 남았거늘 재헌이 천사께 와 뵈옵고 고쳐 주시기를 청하니 가라사대 그 병은 병자가 평소에 남에게 욕설을 많이하여 그 보응으로 난 것이니 날마다 회개하면 병이 저절로 나으리라 재헌이 명하신대로 그 아내를 효유(曉諭)하여 날마다 허물을 뉘우치게 하였더니 그 뒤로 곧 나으니라.
용암리 앞 주막에 지나실 재 그 주모가 연주나력으로 여러햇 동안 신고하다가 천사께 고쳐주시기를 애걸하거늘 천사 글을 써서 그 집 개에게 던지시니 개는 곧 엎어져 죽고 주부(酒婦)의 병은 곧 나으니라.
공우의 아내가 겨울에 물을 긷다가 빙판에 엎어져서 허리와 다리를 중상하여 기동하지 못하고 누웠거늘 공우 크게 걱정하여 청수를 떠놓고 멀리 천사 계신 곳을 향하여 아내의 상처를 낫게하여 주시기를 지성으로 빌었더니 그 아내의 상처가 곧나아 일어나니라.
그 뒤에 공우가 천사께 와 뵈오니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내환(內患)으로 얼마나 염려하였느냐 하시더라. 무신년에 경석의 작은 집이 손가락 끝을 바늘에 찔린 것이 독이 나서 점점 팔이 저리다가 마침내 반신불수가 되었거늘 천사 육십간지(六十干支)를 쓰시고 한 간지씩 읽으심을 따라서 상하였던 손가락 끝으로 힘껏 짚으라 하신 뒤에 다시 명하사 술잔을 들고 거닐게 하시니 이로부터 혈기가 돌아 곧 나으니라.
하루는 형렬의 딸이 병들어 앓는다는 말을 들으시고 문 밖에 나가서 휘파람을 세 번 부신 뒤에 만수를 세 번 부르시니 밝은 하늘에 문득 지미같은 것이 가득 끼어 지척을 분별키 어려운지라 천사 가라사대 이런 것이 있어서 사람을 많이 병들게 한다하시고 공중을 향하여 입으로 한번 부시니 그 지미같은 것이 입 바람에 몰려 올라 푸른 하늘을 통하고 문득 바람이 일어나서 헤쳐버리니 하늘이 다시 맑아지더라 이로부터 형렬의 딸은 병이 나으니라.
대흥리 거사막 장성원의 어린 아해가 병들어서 낮이면 낫고 밤이면 신열(身熱)과 기침으로 잠을 자지 못하며 두어달 동안 고통하거늘 성원이 아해를 안고 와서 고쳐 주시기를 청하니 가라사대 이 증수(症杜)는 곧 서양으로부터 멀리 온 비별(飛鱉)이니 산으로 옮기면 금수도 또한 생명이요 바다로 옮기면 어별(魚鼈)도 또한 생명이니 전선(電線)에 붙여서 사방으로 흩어가게 하리라 하시고 성원을 명하사 철사 두어자를 구하여 아해의 머리 위에 두었다가 전선대 밑에 버리라 하시니 성원이 그대로 하여 곧 나으리라.
경학의 아들 용주가 스물 여덟살인 데 폐병으로 여러해 동안 앓아서 사경에 이른지라 경학이 천사께 아뢰면 곧 나았다가 오래되면 다시 복발하여 여전히 앓음으로 온 집안이 걱정으로 지내더니 하루는 밤중에 천사 이르사 용주의 침실로 향하시니 이때에 용주는 사경에 이르러 혼수중에 있더라 천사 문 밖에서 꾸짖어 가라사대 아비가 오는 데 일어나 맞지 아니하느냐 하시니 용주 문득 정신을 차리거늘 경학이 붙들어 일으키려 하니 천사 금지하시고 스스로 일어나기를 명하신지라 용주 억지로 몸을 떨며 일어나거늘 문밖으로 내세워서 한참동안 다름질을 시키시고 밥을 가져다 먹이라 하시니 용주의 모친이 밥짓는 중임을 아뢴대 가라사대 이제야 짓는 밥을 기다릴 수 없으니 용주의 저녁밥 담아둔 것을 가져오라 경학이 그 밥은 식어서 싸늘하여졌음을 아뢰니 관계치 아니하니 가져오라 하사 용주에게 먹으라 하시니 용주가 그 밥을 삼분의이나 먹는지라 가라사대 다름질도 하고 밥도 많이 먹으니 아픈 사람이 아니로다 하시니라 이튿날 정읍으로 가시니 이로부터 용주의 병이 완쾌하니라.
그 뒤에 천사 약방에 이르사 경학에게 일러 가라사대 용주가 수를 모르니 수를 가르쳐야 할지라 속히 보내라 하시니 경학이 돌아가서 용주를 약방으로 보내니라 이때에 당국에서 엽전을 모아 없애려하거늘 천사 엽전 일흔냥을 약방에 갈머두시며 가라사대 아직 다 없애는 것이 불가하나 하시더니 용주가 이른 뒤에 엽전 두푼으로 수를 두시다가 가라사대 이 방에 있는 엽전이 도합 백두냥 두푼이어야 하리니 여러 사람에게 있는 것까지 다 찾아 내어서 헤어보라 종도들이 각기 가진 돈을 털어내어 약방에 갈머둔 돈까지 합하여 계산하니 백두냥밖에 되지 않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맞지 아니하면 못쓰리니 잘 찾아 보라 이에 각 사람의 주머니를 더듬으니 형렬의 수부쌈지에 총전 한푼이 있고 약방궤 속에 또 한푼이 있더라「이뒤에 엽전은 전국이 다 쓰지 않게 되었으나 원평부근 만은 수십년 후 경오 신미까지 쓰게 되었더라.
이 뒤에 경학이 병들어 위독하거늘 천사 알으시고 사물탕 한첩을 달여서 땅에 붓고 달 빛을 우러러보라 하시니 경학이 그대로 하여 나으니라.
경학이 내환이 있어서 독삼탕(獨蔘湯)을 많이 쓰다가 천사께 약의 가부를 물거늘 가라사대 인삼은 내가 모르는 약이로다 하시니라.
하루는 용머리 고개에 계실새 김낙범이 천포창을 앓으면서 모시더니 천사 문득 진노하사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어찌 어른 앞에서 그렇게 태만하뇨. 하시니 낙범이 다만 머리를 숙여 한편으로는 황송하게 생각하고 한편으로 이상히 여기다가 집으로 돌아서 허물을 생각하되 깨닫지 못하고 황송히 지내더니 그 뒤로 천포창이 곧 낫거늘 비로소 천사의 진노하심과 꾸짖으심이 곧 약임을 깨달으시니라.
수류면 회평 사는 십팔구세 된 소년 광부가 큰 돌에 상하여 다리가 부러지고 힘줄이 떨어져 마침내 그대로 굳어서 다리가 오그라져 굴신(屈伸)을 못하므로 천사께 와서 고쳐주시기를 애걸하거늘 가라사대 남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 내 눈에는 피가 흐르느니라 하시며 몸을 뛰어서 골절(骨節)과 혈맥(血脈)을 충동(衝動)하라 하시니 그 소년이 몸을 솟아 한번 뜀에 오그라졌던 다리가 곧 펴져서 굴신을 마음대로 하게 되니라.
구릿골 이정삼이 발찌가 나서 크게 고통하거늘 천사 보시고 광찬을 명하사 백호(白虎)를 쳐주시니 그 병이 곧 나으니라.
구릿골 앞에서 술장사하는 평양집의 아들이 다섯 살 되었는데 앉은뱅이가 되어서 일어나지 못하므로 천사께 안고 와서 고쳐 주시기를 청하거늘 가라사대 내일 아침에 쇠고기와 참기름을 좀 먹이고 안고 오라 하시니 평양집이 가난하므로 쇠고기는 사 먹이지 못하고 참기름만 먹인 뒤에 안고 와서 그 일을 아뢰니 천사 누으사 아무 말씀도 아니하신지라. 평양집이 심히 미안하여 아해를 때리며 가로대 병신이 되었거든 차라리 죽으라 하니 아해가 울며 문득 다리를 펴고 일어나서 피하여 달아나거늘 평양집이 그 광경을 보고 심히 기뻐하며 천사께 감사하되 천사께서는 아무 말씀도 아니하시니라.
황응종이 천사를 뵈이려고 새올 최창조의 집에 이르니 마침 곡성이 들리거늘 응종이 들어가서 아니하고 창조를 불러 내어 그 사연을 말하니 창조가 들어가서 천사께 아뢴 뒤에 나와서 일러 가로대 선생이 이제 내 집에 계시나 지금 보시는 일이 있으니 좀 지체하라 하므로 응종이 그 앞 주막에 나가서 기다리려 하였더니 곧 부르시거늘 들어가서 천사께 뵈이니 천사 창조의 일곱 살 된 아들을 무릎 위에 안으셨는데 곧 숨이 끊어진 송장이러라. 대저 창조의 아들이 그 전날 급증에 걸려서 죽었으므로 창조가 천사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죽은 아해를 살려주기를 애걸하니 천사 이 때에 방장 창조의 집에 오사 죽은 아해를 살리려 하심이러라. 천사 손으로 아해의 배를 만지시고 숟갈로 냉수를 떠서 아해의 입에 넣으시니 죽은 아해가 왼다리를 움직이거늘 천사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어찌 어른 앞에 누워 있느냐. 하시니 죽은 아해가 문득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려 일어나거늘 천사 모든 사람에게 사담(私談)을 금하시며 가라사대 이 아해가 머나먼 천리길을 갔다 왔으니 고요히 있어야 할지라. 안방으로 옮겨 눕히고 미음을 쑤어 먹이라 하셨더니 이튿날 그 아해가 사랑에 나오거늘 그 입에 참기름을 바르시고 밥을 먹이시니라.
고부 벌매면 교동 손병욱이 지성으로 천사를 믿으나 그 아내가 불쾌히 생각하여 항상 병욱의 믿음을 방해하되 공우에게는 심히 후대하더니 그 뒤에 병이 들어 골절이 쑤시고 입맛을 잃어 식음을 전폐하여 사경에 이르렀거늘 공우가 듣고 불쌍히 여겨 천사께 아뢰어 고쳐주려고 생각하였더니 하루는 정읍으로부터 천사를 모시고 와룡리 네거리에 이르렀는데 이 곳에서 북으로 가면 회룡리 신경수의 집에 이르고 서북으로 가면 교동 황응종의 집에 이르는지라 천사 네거리 한복판에 서시며 공우에게 물어 가라사대 어디로 가는 것이 마땅하냐 공우 대하여 가로대 응종의 집으로 가사이다.
천사 허락지 아니하시고 이윽히 서셨다가 다시 물으시거늘 공우 또 응종의 집으로 가시기를 청하고 이렇게 세 번 물으심에 한결같이 대답하니 부득이하사 응종의 집으로 가셨다가 곧 공우를 데리고 병욱의 집에 이르사 안방에 들어 앉으시며 병욱에게 물어 가라사대 돈 서돈이 있느냐 대하여 가로대 있나이다. 하고 헤여서 올리니 공우를 명하사 갊으게 하시고 또 가라사대 두냥이 있느냐 가로대 있나이다. 하며 헤여올리니 또 공우로 하여금 갊으게 하신 뒤에 병욱의 아내를 불러 앞에 앉히시고 꾸짖어 가라사대 왜 그리하였느냐 하며 이렇게 세 번 말씀하신 뒤에 머리를 한쪽으로 돌리시며 혼자 말씀으로 다른 죽을 사람에게 가라 하시니라.
병욱이 천사께 공양할 술을 준비하려 하거늘 가라사대 나 먹을 술은 있으니 준비하지 말라 하시더니 과연 병욱의 장모가 천사께서 오셨음을 알고 술과 안주를 가져오니라 술을 마시신 뒤에 등종의 집으로 가사 잠을 자지 아니하시고 새벽에 떠나사 구릿골로 향하실새 길에서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사나이가 잘 되려고 하는데 아내가 방해하니 제 연분이 아니라 신명들이 없이하려 하는 것을 구하여 주었노라 이제 병은 나았으나 이 뒤로 잉태는 못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뒤로는 잉태하지 못하니라.
부친이 병들어서 위독하거늘 응종이 병보를 아뢰려고 구릿골에 이르러 천사 계신 곳을 물으니 전주 능소(陵所)에 계신다 하거늘 다시 그곳으로 떠나가니 구릿골에서 칠십리러라. 능소에 이르러 천사께 뵈옵고 병보를 아뢰니 천사 술을 주신뒤에 돈 십원을 주시며 가라사대 날은 이미 늦었으나 불쾌한 마음을 품지 말고 곧 돌아가다가 청도원 김송환의 집에 들어 자고 내일 아침에 구릿골 갑칠에게 가서 내 모시두루마기 한벌을 가지고 집에 돌아가 부친을 입히고 이 돈으로 자양물(滋養物)을 사서 잘 공양하라. 응종이 날은 이미 저물었으나 감히 명을 어기지 못하고 능소를 떠났더니 길 걸은지 한 시간이 못 되었는데 뜻밖에 길가에 비(碑)가 보이거늘 자세히 살피니 곧 청도원이라. 응종이 놀래어 생각하되 능소에서 여기가 육십리인데 한 시간도 못 되어서 이르게 됨은 반드시 선생의 권능에 밀려옴이로다 하니라. 송환의 집에 들어 자고 이튿날 아침에 구릿골에 들려 두루마기를 가지고 손바래기에 이르러 부친께 두루마기를 입히니 병이 곧 낫는지라 이에 장양물을 사서 공양하니 원기도 곧 회복되니라.
김보경의 모(母)가 병이 위독하여 사경에 이르었더니 마침 천사께서 이르시거늘 보경이 울며 사유를 아뢰니 가라사대 사람이 죽으면 그 방 네 구석에 글을 써 붙이는 풍속이 있느니라. 하시고 종이 네 조각에 각기 사람인자를 쓰시고 그 아래 김보경이라 써서 보경에게 주사 병실 네구석에 붙이라 하시고 다시 보경을 부르시더니 문득 소리를 높이사 정신차리라 하시니 보경이 어찌 할줄 모르고 섰는지라 천사 병실에 다녀오라 하시거늘 보경이 병실에 들어가니 그 모가 회생하였더라.
하루는 종도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시다가 한주막에 드시니 그 주인이 창증(脹症)으로 사경에 이르었거늘 종도에게 일러 가라사대 저 병을 치료하여 주라 하시며 「대학지도(大學之道) 재명명덕(在明明德) 재신민(在新民) 재지어지선(在止於至善)」을 읽히시니 금시에 아래로 물이 흘러 내리고 부기가 빠지는지라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너희들의 재조가 묘하도다 하시고 떠나시니라 종도들이 대학수장(大學首章)한절로 병을 치료한 이유를 물으니 가라사대 재신민이라 하였으니 새사람이 되지 않겠느냐 하시니라.
김준찬의 모가 견비통으로 여러햇 동안 앓아 와서 팔을 굴신하지 못하더니 하루는 형 덕찬이 천사를 모시고 이르거늘 준찬의 소실의 집 침실을 치우고 천사를 모셨더니 천사 가라사대 네 모친이 견비통으로 고통하느냐 대하여 가로대 그러하나이다. 또 혼자 말씀하시되 밖 인심은 좋으나 안 인심은 좋지 못하도다 하시거늘 준찬이 이상히 여겨 안에 들어가 살피니 그 소실이 제 침실 치운 것을 불평히 생각하야 노기를 띠고 있는지라 준찬이 잘 달래어 어루만지니 이튿날부터 그 모의 견비통이 저절로 나아서 굴신을 마음대로 하니 이로부터 준찬은 크게 감복하여 천사를 따르리라.
응종의 아들이 병들어 위독하거늘 응종이 청수를 떠놓고 천사 계신 곳을 향하여 발원하니 그 병이 곧 낫는지라 이튿날 구리골에 와서 천사께 뵈이니 천사 물어 가라사대 어제 구름을 타고 내려다 본즉 네가 손을 부비고 있었으니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시거늘 응종이 그 일을 아뢰니 천사 웃으시니라.
준찬의 아들이 병들어 사경에 이르거늘 준찬이 구릿골에 와서 천사께 아뢰니 천사 아무 말씀도 아니하시므로 준찬이 초조하여 곧 돌아가기를 아뢰니 천사 만류하사 밤을 지내고 가라 하시므로 명을 어기지 못하여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이튿날 아침에 떠나서 집에 돌아가니 병든 아들이 나아서 쾌활하게 노는지라 그 병세가 나은 때를 물으니 곧 천사께 병세를 아뢰던 시간이더라.
김준상의 아내가 흉복통이 있어서 해마다 두서너번씩 앓아서 형용이 초최할 뿐 아니라 살림을 거두지 못하여 항상 집안이 어지럽거늘 준상이 천사께 아뢰며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불쌍히 여기사 사성음(四聖飮) 한첩을 지어 주시며 장롱속에 깊이 갊어두라 하시거늘 준상이 명하신대로 하였더니 그 뒤로는 그 증수(症杜)가 다시 일어나지 아니하니라.
대흥리 신재인의 아들이 흉복통으로 사경에 이른지라 신재인이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하거늘 가라사대 돝 한 마리를 잡아서 삶아 오라 재인이 명하신대로 하려 하였더니 문득 다시 가라사대 미구(未久)에 돝고기 석점이 이르리니 돝을 잡지말라 하시더니 이윽고 차윤경이 제사 지낸 집에 가서 술상을 가져오니 과연 술상에 돝고기 석점이 있는지라 드디어 재인에게 주사 그 아들을 먹이게 하시니 흉복통이 곧 나으니라.
동짓달에 고부인이 안질(眼疾)을 앓으시거늘 윤경이 구릿골에 가서 천사께 고하였더니 스무이렛날 밤에 천사께서 종도들을 데리고 오사 저녁밥을 수저를 돌려 함께 먹으시며 종도들을 명하사 「경주용담(慶州龍潭) 대도덕(大道德) 봉천명(奉天命) 봉신교(奉神敎) 대선생전(大先生前) 여율령(如律令) 심행(審行) 선지후각(先知後覺) 원형이정(元亨利貞) 포교(布敎) 오십년공부(五十年工夫)」를 읽게 하시고 천사께서 부인을 팔에 안아 재우시더니 날이 장차 밝으려 할 때에 부인이 잠을 깨어 눈을 뜨니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많이 흘러 내리고 인하여 안질이 낫는지라.
수일동안 부인의 안력을 검사하실 새 기(旗) 수십개를 세우고 그 아래 한사람씩 세우신 뒤에 사람이 이름을 낱낱이 물어 알게 하시고 또 깃발에 글자를 써놓고 낱낱이 물어 알게 하시고 밤에는 등불을 향하여 불 모양을 물어 분명히 알게 하시더니 하루는 천사께서 입으신 색저고리를 부인에게 입히시고 밖으로 나가서 집을 돌아 뒷문으로 들어오라 하시고 막 들어올 때에 미리 엎어두었던 양푼을 들라 하시거늘 부인이 들어보니 그 밑에 머리털 한 개가 있는지라 그 털을 들고 아뢰니 천사 가라사대 이제는 염려 없다 하시니라.
하루는 고부인의 모친이 단독(丹毒)을 앓는다는 기별을 듣고 근친(覲親)하려 하다가 천사께서 좀 기다려서 함께 가자 하시므로 마음으로 기뻐하여 기다리시더니 얼마 아니 되어서 모친이 들어와서 아랫방에 앉거늘 천사 가라사대 「왕대 뿌리에 왕대나고 시누대 뿌리에 시누대 나나니 딸이 잘되도록 축수(祝手)하시라」고 부탁하시더니 이로부터 단독이 곧나으리라.
하루는 원일의 집에 이르사 원일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내종(內腫)으로 죽게 되었으므로 살리려 왔노라 원일이 놀래여 가로대 아무 병도 없나이다. 가라사대 그렇지 아니하니 국수를 사서 잘 말아오라 원일이 명하신 대로하여 국수를 말아오니 한 그릇을 먹이시고 가라사대 속이 어떠하냐 가로대 별로 다른 일이 없나이다. 다시 한 그릇을 먹이시고 또 물으시니 가로대 속이 쓰리나이다 가라사대 대변을 보고 살펴보라 원일이 나가서 대변을 보니 대변이 전부 고름이러라.
이도삼의 딸이 병들어 죽거늘 그 모친이 울며 가로대 선생이 계시면 이 아해를 살릴 터인데 지금 어디계신지 알 수 없으니 이 일을 어찌하리요. 하더니 저물음에 천사 이르사 가라사대 이 아해가 죽지 아니하였으니 울지 말라 울면 살리지 못하리라 하시고 도삼을 명하사 달속에 무엇이 있는가 보라 하시니 도삼이 달을 우러러 보고 대하여 가로대 달가운데 어린 아해가 있나이다 가라사대 네 딸이 살았으니 이름을 월례(月禮)라하라 하시더니 그 딸이 과연 다시 살아나니라.
병을 아뢰는 자가 있으면 세 손가락으로 담뱃대에 짚어서 진맥하기도 하시고 혹 방바닥에 짚어서 진맥하기도 하시며 또 병자와의 관계를 물으사 일가나 척분(戚分)이 되지 않는다 하면 그 부형과의 관계를 물으사 또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하는 때에는 어찌 무관계한 사람이 왔느냐 하시며 곧 물리쳐 보내시나 그 병은 낫게 하시니라.
종도들 중에 무슨 병고가 있어서 아뢰는 자가 있으면 그 증세의 어떠함을 물으신 뒤에는 아무 법을 베프심이 없어도 나으며 만일 위경(危境)에 이른 사람이면 그 증수를 가름하여 앓으시면 곧 나았나니 가령 배 앓는 사람이면 문득 배 아프다고 한번 말씀하시고 머리 앓는 사람이면 머리 아프다고 한번 말씀하실 따름이니라. 그러므로 하루는 형렬이 여쭈어 가로대 병을 낫게 하여 주시며 아해를 낫게 하여 주시고도 아무말씀을 아니하시니 그 공을 알아줄 사람이 없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병만 낫고 아해만 나으면 가할지니 공을 알게 할 필요가 있으리요. 공덕을 남에게 알게 하려는 것은 소인의 일이니라 하시니라.
엄청난 치병 실화입니다.
이것만 가지고도 영화 1편은 만들겠습니다.
이 사람과 함께 큰 비젼을 꿈꾸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이 사람은 돈에 대한 욕심이 큰 것에 반해 옆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지 않고 대두목 처럼 내세우는 병이 있어서 자폭의 길을 걷는 운명으로 끝났지요.
지금도 어디선가 적은 돈을 벌면서 활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당시 이 의학을 돈 주고 배우러 온 한의사들의 행동을 보면 인간의 라이센스(licence) 자존심에 대한 것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강의 중에 다리 꼬고 있는 사람, 눈 동그랗게 뜨고 째려보는 사람, 말하거나 말거나 딴 짓하는 사람, 괜히 볼펜 돌리는 사람, 팔짱끼고 고개 뻣뻣이 들고 뭔 말하나 들어보자 하는 사람 등이 있었습니다.
돈 주고 배우러 왔으면 바른 자세로 앉아 최선을 다 할일이지 저 꼬라지가 뭔가..하고 한 대 쥐어박고 싶기도 합니다.
아마도 어떤 수염 기른 놈이 대체의학을 끝내주게 한다고 하니까 기대반, 호기심 반으로 돈 내고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렇게 자존심 강한 사람들이 뭐하러 돈 내고 이 자리에 앉아 있나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30분 정도 시간이 지날 즈음입니다.
이제부터는 정 반대의 현상이 벌어집니다.
다리 꼬던 사람은 다리가 내려져 있고, 눈 동그랗게 뜨고 째려보던 사람은 기대심에 쫑긋하고, 강의에 상관없이 딴 짓 하던 사람은 메모를 시작하고, 볼펜 돌린 사람은 주위를 탐색하기 시작하고, 팔짱끼던 사람은 존경하는 빛이 묻어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사람이란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을 눈앞에서 당장 보여주지 않으면 잘난 사람들 설득하기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며, 또한 자신이 배운 지식은 평생의 잣대가 되어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항상 깨어 있지 않으면, 경험이 굳어지고 생각이 굳어져서 융통성도 없어지고 고집도 세어지며 구세대란 낙인이 찍히는가 봅니다.
대순전경 : 제 8장 치병(治病)
임인년에 천사 병고치는 법을 전주 우묵실 이경오에게 처음으로 베푸시니라 경오는 대원사 주지 박금곡과 친분이 있으므로 병세가 위독함을 금곡에게 말하여 의사를 구하여 주기를 청하니 금곡이 천사의 선성하심을 알므로 그 일을 아뢰어 신방을 베풀어 주시시기를 간룹하는지라.
천사 경오에게 가보시니 그 병 증세가 왼발 무명지가 아프고 쓰시며 오후로부터 새벽까지 다리가 부어올라 다리 전부가 큰 기둥과 같이 되었다가 아침부터는 부기(浮氣)가 내려 정오에는 원상을 회복하여 이렇게 삼사년 동안을 않음에 촌보를 옮기지 못하고 앉은뱅이가 되어 있더라.
천사 가라사대 이 병이 진실로 괴이하도다.
모든 일이 적은 것으로부터 큰 것을 헤아리나니 내가 이 병으로써 본을 삼아 천하의 병을 다스리기를 시험하리라 하시고 손으로 만져 내리신 뒤에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서 씻으라 하셨더니 경오가 명하신 대로 하여 곧 나으니라.
경오의 어린 아해가 배앓이가 있어서 여러날 동안 대소변을 통치 못하고 생명이 위독한지라 경오가 어린 아해를 안고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한대 천사 어린 아해를 앞에 누이시고 손으로 배를 만져 내리시니 곧 소변을 통하는지라 그릇에 소변을 받아 두었다가 내어본즉 그릇 바닥에 무슨 가루가 갈아 앉았거늘 가라사대 이것은 사탕가루라 어린 아해가 사탕을 많이 먹으면 항문이 막히고 이러한 병이 나기 쉬우니 주의하라 하시니라.
계묘년 삼월에 전부에 머무르실새 장효순의 딸이 어려서부터 횟배를 앓아 해마다 달포씩 세네번 고생하더니 이 해에는 연하여 두어달을 앓음에 생명이 위태하게 된지라 효순이 그 일을 아뢰며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그 사위를 부르사 부부끼리 벽을 끼어서 서로 등을 맞추어 서라 하시니 그 사위가 명하신 대로 함에 아내의 병은 낫고 그 사위가 병을 옮겨서 앓거늘 천사 손으로 만져서 낫게 하시니라.
김윤근이 묵은 치질로 수십년 동안 앓아 오다가 이 해에는 더욱 심하여 기동을 못하고 누웠거늘 천사 불쌍히 여기사 아침마다 시천주를 일곱번씩 외우라 하셨더니 윤근이 그대로 하여 곧 나으니라.
고부 이도삼이 간질이 있어서 고쳐주심을 청하거늘 가라사대 나를 따르라 하시고 누워서 자지 못하게 하였더니 밥먹은 뒤에는 배가 아프고 대변에 담이 섞여 나오다가 열나흘만에 나으니라.
갑진 구월 열나흗날 함열 회선동 김보경의 집에 가시니 개가 심히 짖고 나오더라 이 때에 보경이 병들어 누워서 크게 위독하므로 천사께 고쳐주심을 청하거늘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주인의 병은 이미 저 개에게 옮겼으니 근심을 말라 하시더니 과연 보경의 병은 곧 낫고 그 개는 병들어서 사흘만에 죽으니라.
섣달에 구릿골에 이르시니 김갑진이 여러해된 문둥병으로 열굴과 손발에 부종(浮腫)이 나고 눈썹 털이 다 빠졌더니 천사의 신성하심을 듣고 와서 고쳐주심을 청하거늘 천사 갑진으로 하여금 정문 밖에서 방을 향하여 서게 하시고 형렬 외 두어사람으로 하여금 대학경(大學經) 일장장하(一章章下)를 읽히신 뒤에 돌려 보내시니 이로부터 갑진의 병이 곧 나으니라.
구릿골 앞에서 술장사 하는 전순일이 장병(長病)으로 오랫동안 앓다가 천사께 한번 뵈입기를 원하거늘 천사 한공숙을 데리고 그 집에 가사 순일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 있는 곳에 술 한상을 차려오라 하시고 또 일러 가라사대 의원이 떠나니 병인은 문밖에 나와 전별(餞別)하라 하시니 순일이 강작(强作)하여 사람을 붙들고 일어나서 문밖에 나와서 전송함에 병이 곧 낳으니라.
그 뒤에 순일이 술상을 차려오지 아니하거늘 가라사대 그 사람이 구미(口味)를 회복하지 못하여 신고(辛苦)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순일이 구미가 돌지 아니하여 두어달을 신고하니라.
순일의 이웃에서 술장사 하는 김사명의 아들 성옥이 열 일곱 살 되었는데 어느날 급증(急症)에 걸려서 죽거늘 반일이 넘도록 살리려고 백방으로 주선(周旋)하여도 회생할 여망이 없는 지라 천사 웃으시며 죽은 아해를 무릎 위에 올려 눕히시고 배를 만져 내리시며 허공을 향하여 미수(眉未)시켜 우암(尤庵) 부르라고 큰 소리로 외치신 뒤에 침을 흘려서 죽은 아해의 입에 넣으시니 죽은 아해가 문득 항문으로 시추물을 쏟으며 큰 소리를 치고 살아나거늘 이에 미음을 쑤어서 먹이시고 걸려서 돌아가게 하시니라.
구릿골 김창여가 여러해 된 적체(積滯)로 음식을 먹지 못하여 심히 고통하거늘 천사 불쌍히 여기사 평상 위에 눕히신 뒤에 배를 어루만지시며 형렬을 명하사 「조래천하팔자곡(調來天下八字曲) 누류인간삼원우(淚流人間三月雨) 규화세침능보곤(葵花細沈能補袞) 평수부종빈읍결(萍水浮踵頻泣唎) 일년월명임술추(一年月明壬戌秋) 만리운미태을궁(萬里雲迷太乙宮) 청음교무이색소(淸音蛟舞二客簫) 왕겁오비삼국진(往劫烏飛三國塵)」이라는 글을 외워 주었더니 그 뒤로 창여의 체증(滯症)이 곧 나으니라.
전주 용머리 고개 김모가 앉은뱅이로서 교자를 타고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하거늘천사 그 사람을 앞에 앉히시고 담뱃대를 들어 올리시며 가라사대 이 담뱃대를 따라서 차차 일어서라 하시니 그 사람이 천천히 들어 올리시는 담뱃대를 따라 무릎과 다리를 점점 펴며 일어서거늘 이에 형렬을 명하사 「예고신(曳鼓神) 예팽신(曳彭神) 석란신(石蘭神) 동서남북중앙신장(東西南北中央神將) 조화조화운오명령훔(造化造化云 吾命令口牛)」이라는 글을 외운 뒤에 그 사람으로 하여금 마당에서 빨리 달리게 하시고 광찬을 명하사 회초리로 다리를 때려 빨리 걷게 하시고 교자를 버리고 도보로 돌려 보내실 때 사금(謝金) 설흔냥을 받아서 큰 길가 주막에 나가 오고 가는 행인을 불러서 술을 사 주시며 가라사대 다리를 펴주니 고맙도다 하시니라.
금구 수류면 구밀안 최운익의 아들이 병들어서 사경에 이르렀으므로 운익이 와서 살려 주시기를 청하거늘 가라사대 병자의 얼굴이 심히 못나서 일생에 한을 품었으므로 그 영혼이 이제 청국 번양에 있어서 돌아오기를 싫어하니 어찌할 수 없노라 운익이 그 아들의 얼굴을 보는 듯이 알아 말씀하심을 신기하게 여기며 살지 못하리라는 말씀에 더욱 슬퍼하여 굳이 약을 청하는지라 전사 사물탕 한첩을 지으사 약(藥)포지에 구월음(九月飮)이라 써서 주시니 운익이 약을 가지고 집에 돌아간 즉 그 아들이 벌써 죽었더라 운익이 돌아간 뒤에 종도들이 구월 음의 뜻을 물은 대 가라사대 「구월(九月)에 장시황어여산하(葬始皇於驪山下)」라 하였으니 살지 못할 뜻을 표시함이로다 만일 굳이 약을 청하여 얻지 못하면 한을 품을 것이므로 그 마음을 위로하기 위하여 약을 주었노라 하시니라.
구릿골 박순여의 모친이 나이 육십여세에 병들어 매우 위독하여 회춘될 희망이 없으므로 초상 칠 제구를 준비하고 장사에 쓸 술까지 빚어 넣었더니 천사 들으시고 순여의 집에 가사 순여로 하여금 장에 가서 초종(初終)에 쓰는 모든 물건에 대하여 쓰이지 않게 하여달라는 심고를 성의껏 하고 돌아오라 하시고 사물탕 한첩을 달이신 뒤에 그 병실 정문 밖 뜰 밑에서 열두 걸음을 걸으사 땅을 장방형(長方形)으로 파고 그 약을 부으시며 가라사대 병이 이미 장기(葬期)에 이르었으니 약을 땅에 써야 되리라 하시고 돌아오시니 병인은 이로부터 회생하니라.
이때에 순여가 장으로부터 돌아오거늘 천사 물어 가라사대 장에서 누구에게 심고하였느뇨, 순여 대하여 가로대 선생께 심고하였나이다. 천사 웃으시고 그 빚어 넣었던 술을 가져오라 하시어 이웃 사람들을 불러서 나누어 먹이시니라.
병오년 삼월에 서울 황교 김영선의 집에 머무르실 새 이웃에 있는 오의관이 삼년 전부터 폐병에 걸려서 이미 위기에 이르렀더니 영선에게서 천사의 신성하심을 듣고와 뵈인 뒤에 고쳐주시기를 간청하거늘 천사 글을 써주시며 가라사대 이것을 그대의 침실에 갊어두라. 오의관이 그대로 하였더니 그날 밤부터 잘 자고 모든 다른 증세도 다 낳아 완쾌하니라.
오의관의 아내가 젊어서부터 청맹관이가 되어 보지 못하더니 남편의 병이 낳았음을 듣고 눈을 뜨게 하여주시기를 애걸하는지라 천사 그 봉사의 침실 정문 앞에 이르사 양산(洋傘)대로 땅을 그어 돌리신 뒤에 소금을 좀 먹이시고 해 쪼이는 곳에서 사성음(四聖飮) 한첩을 다려서 땅을 파고 부으시니 그 눈이 별안간 환하게 밝아지니라 오의관의 부처는 크게 감사하여 지성으로 천사를 공양하며 일행의 경비를 부담하니라.
이 때 광찬이 어느 곳에 부탁하여 천사의 의복 한벌을 지어 왔는 데 천사 그 정묘한 침선(針線)을 칭찬하시니 광찬이 여쭈어 가로대 이 옷을 지은 여자가 범절(凡節)은 극가(極佳)하나 앉은뱅이라 불상하여이다. 가라사대 내가 한번 가보리라 하시고 광찬을 앞세우시고 두어번 가 보셨더니 별로 치료법을 베풀지 아니하셨으나 저절로 굳은 다리가 펴지고 힘을 얻어 자유로 행보하게 되니라.
구릿골 근처에 사는 김도일이 천사께 심히 거만하더니 배앓이를 얻어서 여러날 동안 고통하거늘 천사 도일을 가보시고 손으로 가슴에서부터 배꼽 위에까지 만져 내리시고 돌아오셨더니 그 뒤로는 배꼽 위에는 아픈 증이 없어지고 배꼽 밑으로는 아픈 증이 전과 같은지라 도일이 사람을 보내어 천사께 다시 만져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도일을 불러오사 방 한가운데 눕히시고 문 밖에서 거니르시다가 들어오시며 문득 도일을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어찌 어른앞에 누웠느뇨 하시고 종도들을 명하사 이르켜 쫓아내시니 도일이 크게 성내어 돌아갔더니 그때부터 병이 곧 낫거늘 도일이 비로소 그 꾸지람이 약이었음을 깨달으니라.
종도들이 꾸지람으로 병을 고치시는 까닭을 물으니 가라사대 그 병은 회충(蛔蟲)의 작란(作亂)이라 내가 한번 만짐에 회충이 배꼽 밑으로 내려가서 감히 일어서지 못하는데 만일 다시 만지면 회충은 녹아서 죽되 사람의 생명까지 위태할지라. 그러므로 병인의 분노를 일으켜 회충이 그 기운을 타고 올라 와서 본처로 돌아와 안정을 얻게 한 것이니 이것이 의술이니라 하시니라.
도일이 병이 나은 뒤에 요통이 다시 풀리지 아니하여 지팡이를 짚고 와 뵈이니 천사 가라사대 병 나은 뒤에도 오히려 지팡이를 짚고 다님은 웬일이뇨 도일이 대하여 가로대 요통이 곧 나으니라 다시 도일을 명하여 가라사대 서쪽 하늘에 붉은 구름이 떠 있는가 보라 하시니 도일이 나가보고 아뢰어 가로대 붉은 구름이 떠 있나이다 가라사대 금산을 얻기가 어렵도다 하시니라.
형렬이 다리가 아파서 오한 두통하며 음식을 전폐하고 크게 앓거늘 천사 육십사괘(六十四卦)를 암송하라 명하시니 형렬이 그대로 함에 곧 오한이 물러가며 두통이 그치고 다리도 낫거늘 크게 이상히 여겨 그 까닭을 물으니 가라사대 팔괘 가운데 오행 이치가 있고 약은 오행기운을 응함이 연고니라 하시더라.
서울 가셨을 때에 갑칠이 설사로 괴로워 하다가 막힌 뒤에 수십일이 되도록 뒤를 통치 못하야 고민하더니 영선의 아우가 순검으로 있을 때에 김병욱을 잡으러 갔었던 일을 말하니 천사 물어 가라사대 군도(軍刀)는 어데있느뇨 가로대 집에 있나이다. 곧 명하여 가져오라 하사 영선의 침방 벽에 붙여 세우시고 갑칠로 하여금 홀로 자라 하시며 가라사대 오늘 저녁에는 담배 한갑을 다 피우라. 내일 새벽에는 대변이 통하리라. 갑칠이 홀로 자다가 새벽이 됨에 문득 군도가 스스로 꺼꾸러지며 소리를 내거늘 갑칠이 잠결에 심히 놀랬더니 곧 대변이 통하니라.
오월에 광찬을 데리고 임피 읍내 이봉현에게 가시니 이 때에 봉현은 습종(濕腫)이 크게 발하여 행보를 못하고 있더니 광찬이 전에없이 동맵싯 바람으로 보퉁이를 걸매고 다른 동맵시한 사람과 동행하여 오는지라 봉현이 광찬을 반가히 맞아들여 술을 내어 대접하나 평소에 구마(俱馬)하고 점잖게 다니는 몸으로 이같이 변장하고 온 것을 이상히 여겼으며 또 동행한 사람은 광찬보다 연하인 듯 함에도 불구하고 예외로 존경함을 이상하게 생각하였더니 그 손님이 곧 천사라 술을 대함에 천사 봉현에게 술을 권하시거늘 봉현은 병을 빙자하여 받지 아니 하니 천사 가라사대 그 병을 낳게 하여주리니 염려 말고 받으라 하시고 광찬도 또한 병 염려 말고 받으라고 권하므로 봉현이 드디어 대작하였더니 술을 마신 뒤에 봉현을 명하사 다리를 냉수에 씻으라 하시니 봉현이 명하신 대로 함에 곧 나으니라.
봉현의 이웃사람 강화운이 창증(脹症)으로 사경에 이르러 죽기만 기다리더니 천사의 신성하심을 듣고 그 노부(老父)가 문앞에 와서 엎드려 살려주시기를 애걸하니 천사 불쌍히 여기사 화운을 가보시니 몸이 크게 부어 다리는 기둥 같고 배는 산과 같거늘 천사 가라사대 부골(富骨)로 생겼다 하시고 손가락으로 부은 배를 짚어 누르시니 한자 깊이나 들어가더라.
이에 사물탕 네첩을 지어다가 두첩은 시렁에 얹어 두고 두첩은 문 밖에 뿌리신 뒤에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봉현의 집으로 돌아오셨더니 이튼날 화운의 부친이 와서 기뻐하며 가로대 병이 크게 효차가 있아오니 한번 더 보아주사이다. 하거늘 다시 가보시니 부기가 거의 내렸더라. 이에 미역국에 쌀밥을 말아 먹이라. 하시고 돌라오셨다가 이튿날 다시 가사 시렁에 얹었던 사물탕 두 첩을 문밖에 뿌리시고 활석 한 냥중(兩重)을 방 가운데 뿌리며 가라사대 이렇게 앉아서만 지낼 것이 아니라 걸어 보아야 하리라 하시고 억지로 걷게 하셨더니 이로부터 완쾌하여 이렛만에 천사께서 군둔리로 떠나실 때에 보퉁이를 걸메고 따라가서 사금 삽십냥을 올리니 천사 받지 아니 하시거늘 굳이 올리니 이에 받으사 내왕(來往) 행인을 불러 술을 먹이시니라.
또 그 이웃 사람이 아내가 폐병이 중기에 들었으므로 천사께 와서 살려주시기를 애걸하니 천사 그 집에 가사 청홍(靑紅) 염색(染色)을 물에 풀어 그 사람으로 하여금 손으로 젓게 하시니 그 손에 청홍염이 들었더라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손을 씻지 말고 염색이 저절로 지게 들지어다 그 염색이 질 때에 네 아내의 병이 낳으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러하니라.
또 이웃사람 이명택이 안질로 고통하더니 천사께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하거늘 천사 명택으로 하여금 술을 마시게 하시고 백지에 글을 써서 심을 빚어 눈에 대이시니 눈물이 흐르고 곧 낫는지라 천사 동천(東天)을 가르키시며 우러러보라 하시거늘 모두 보니 백주(白晝)에 밝은 별이 나타났더라.
봉현의 집에서 여러날 동안 머므르시다가 떠나실 새 봉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집에 생폐(生弊)가 많이 되었으나 갚을 것이 없으니 너의 병쇠한 노모를 건강케 하여 세상 떠날 때까지 무병케 하여 주리라 하시고 푸른 대 한 개를 가져 오라 하사 천사의 발에 맞추어 끊으신 뒤에 종이에 글을 써서 그 대를 감아서 정문 앞에 가로 놓고 모래로 끄트머리를 덮은 후에 봉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 밤에 보이는 것이 있으리라. 하시더니 그 날 밤에 그 곳으로부터 서기(瑞氣)가 일어나서 하늘에 뻗쳐 달빛과 같더라 이로부터 봉현의 노모가 강건하여 팔십이 넘도록 병 없이 지내니라.
김낙범의 아들 석이 폐병으로 사경에 이르었다 하거늘 천사 덕찬을 데리고 낙범의 집에 가사 석을 사랑으로 업어 내다가 엎드려 놓고 발로 석의 허리를 밟으시며 어디가 아프냐 하시고 손으로 붙들어 일으켜 걸려서 들여보내시고 닭 한 마리를 삶아 먹으라 하셨더니 이로부터 완쾌하니라.
치병 하실 때에는 흔히 병자로 하여금 그 가슴과 뱃속을 들여다 보라 하시므로 들여다 보면 속이 훤하게 보이는데 경락(經絡)과 장부(臟腑)를 낱낱이 가르쳐 주시며 이곳은 어데이고 이곳은 어디인데 어느 장부에서 병이 났다 하사 다 알게 하시고 또 누릿누릿하게 장부에 끼어있는 것이 담(痰)이라 하시니라.
정미년 봄에 전주 이서면 불가지 김성국의 집에 계실 때 그 면 황새물 문치도가 천사께 와 뵈이려 할 때 오는 길에 이성동 송대유에게 들려서 함께 오려하였더니 대유는 마침 일이 있어서 같이 오지 못하고 그 종제를 딸려보내며 가로대 내 종제가 폐병으로 고통한 지 여러해라.
이제 위기에 이르었으니 강선생께 말씀을 잘 하여 좋은 약을 얻어줌을 바라노라 하며 돈 이원을 그 종제에게 주며 가로대 이것이 약소하나 가지고 가서 술이나 한잔 공양하라. 그리고 갚을 때에 이자는 없이하라 병자가 돈을 받았다가 갚으라는 말을 듣고 일원을 돌려주며 가로대 일원이면 넉넉하외다 하고 치도를 따라서 와뵈이니라.
치도가 천사께 그의 병세를 아뢰고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가라사대 인색(吝嗇)한 자는 병을 고치지 못하느니라. 치도가 대하여 가로대 이 사람이 본래 가난하여 인색할 거리가 없나이다. 가라사대 주는 것을 받아가지고 오지 아니하였으니 어찌 인색이 아니리요. 병이란 것은 제 믿음과 정성으로 낫느리라. 치도는 이 말씀을 듣고 신성하심에 놀래고 병자는 부끄러워하여 돌아가니라.
치도가 돈 일원을 내어 성국에게 부탁하여 약간 주효(酒肴)를 준비하여 올린대 천사 어디서 난 것임을 물으시니 성국이 치도가 올렸음을 아뢰거늘 가라사대 그 돈이 오늘 저녁에 많이 불어날 것이어늘 부질없이 소비하는도다. 하시니 대저 그 돈은 그날 저녁에 노름 밑천을 할려고 하였던 것이라 치도가 더욱 놀래어 천신(天神)이 강세(降世)하신줄로 믿으니라. 치도가 물러감을 아뢰니 천사 가라사대 병자는 오늘 저녁부터 보리밥을 먹게 하라. 치도가 돌아와서 일렀더니 과연 보리밥을 먹음에 미구에 낳으니라.
용암리 물방앗집 김사유의 협실에 사는 정태문이 천사와 함께 여러날 동안 한방에서 지낼 새 이때 토질(土疾)로 신고하여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허락만 하시고 고쳐주지 아니하시더니 하루는 태문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병을 고치려 하느냐 대하야 가로대 고소원(固所願)이로소이다 가라사대 내가 모레는 정읍으로 가리니 이제 치료하여 주리라 하시고 글을 써 주시며 가라사대 이 글을 네 침방의 벼개 위에 두고 자라 그리하야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방문을 열면 개가 방문을 향하고 앞발을 모두고 혈담을 토하리니 곧 네 병을 개에게 옮겨서 낫게함이라. 그러나 그 개도 죽지는 아니하리라. 태문이 명하신대로 하였더니 과연 말씀하신 바와 같은지라 이에 천사를 모시고 술집에 가서 술을 올릴 새 천사 가라사대 만일 술을 먹고 술 값을 천연(遷延)하면 먹지 아니함 만 같지 못하니 잘 생각하여 하라 태문이 가로대 내일 틀림없이 갚으려 하나이다. 하고 일곱냥어치를 먹었더라. 이튿날 천사 정읍으로 떠나신 뒤에 태문이 술 값을 천천히 주려고 생각하였더니 문득 복통이 나서 고통하다가 술값을 갚지 아니하려는 까닭인가 하여 나으면 곧 갚으리라고 결심하니 복통이 곧 낫는지라 이에 술값을 곧 갚으니라.
형렬의 종제 준상의 아내가 좌우 발바닥에 종창이 나서 모든 약에 효험을 보지 못하고 마침내 사경에 이르렀거늘 준상이 사방으로 의원을 찾아 의논하니 어떤 의원이 말하되 그 종처가 곧 용천혈(龍泉穴)이라 다스리기 어려우나 만일 정성을 다하여 고치려 할진대 돈 백냥이 들어야 하리라 하는지라 준상이 돌아 와서 탄식하여 가로대 집이 가난하여 돈 백냥을 판출(辦出)하기 어려우니 집을 팔 수 밖에 없다 하더니 천사 이 말을 들으시고 준상을 불러 물어 가라사대 반드시 집을 팔아야 병치료를 하겠느냐 대하여 가로대 집을 파는 수 밖에는 도리가 없나이다.
가라사대 진실로 그러할진대 집문서를 써오라 내가 그 의원을 대신하여 고쳐주리라 준상이 곧 문서를 써 올리니 천사 받아서 불사르시고 손가락으로 물을 찍어서 그 종처를 만져 낫게 하신 뒤에 그 집은 준상으로 하여금 전과 같이 살게 하시고 다만 머릿방 한간만 수리하여 약방을 차리시니라.
구릿골 박순여가 반신불수증으로 오랫동안 앓다가 천사께 사람을 보내어 고쳐 주시기를 청하거늘 천사 자현에게 물어 가라사대 순여의 병을 고쳐줌이 옳으냐 그대로 두어 죽게함이 옳으냐 네가 마음을 풀어야 하리라 자현이 이상히 여겨 가로대 살려주심이 옳으니이다. 가라사대 순여가 네게 불평을 끼칠 일이 많으니 너와 함께 가서 다스리리라. 하시고 자현을 데리고 순여의 집에 이르사 휘파람을 한번 불으시고 병든 다리를 주물러 내리시며 끓인 물 한 그릇을 먹이셨더니 그 병이 곧 나으니라.
대저 자현이 사교(社交) 관계로 인하야 순여에게 불평을 품었었는 데 천사 그 일이 척이 되어 있음을 알으시고 물으심이니라.
구릿골 이재헌의 아내가 병들어서 수년동안 앓음에 수척하여 뼈만 남았거늘 재헌이 천사께 와 뵈옵고 고쳐 주시기를 청하니 가라사대 그 병은 병자가 평소에 남에게 욕설을 많이하여 그 보응으로 난 것이니 날마다 회개하면 병이 저절로 나으리라 재헌이 명하신대로 그 아내를 효유(曉諭)하여 날마다 허물을 뉘우치게 하였더니 그 뒤로 곧 나으니라.
용암리 앞 주막에 지나실 재 그 주모가 연주나력으로 여러햇 동안 신고하다가 천사께 고쳐주시기를 애걸하거늘 천사 글을 써서 그 집 개에게 던지시니 개는 곧 엎어져 죽고 주부(酒婦)의 병은 곧 나으니라.
공우의 아내가 겨울에 물을 긷다가 빙판에 엎어져서 허리와 다리를 중상하여 기동하지 못하고 누웠거늘 공우 크게 걱정하여 청수를 떠놓고 멀리 천사 계신 곳을 향하여 아내의 상처를 낫게하여 주시기를 지성으로 빌었더니 그 아내의 상처가 곧나아 일어나니라.
그 뒤에 공우가 천사께 와 뵈오니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내환(內患)으로 얼마나 염려하였느냐 하시더라. 무신년에 경석의 작은 집이 손가락 끝을 바늘에 찔린 것이 독이 나서 점점 팔이 저리다가 마침내 반신불수가 되었거늘 천사 육십간지(六十干支)를 쓰시고 한 간지씩 읽으심을 따라서 상하였던 손가락 끝으로 힘껏 짚으라 하신 뒤에 다시 명하사 술잔을 들고 거닐게 하시니 이로부터 혈기가 돌아 곧 나으니라.
하루는 형렬의 딸이 병들어 앓는다는 말을 들으시고 문 밖에 나가서 휘파람을 세 번 부신 뒤에 만수를 세 번 부르시니 밝은 하늘에 문득 지미같은 것이 가득 끼어 지척을 분별키 어려운지라 천사 가라사대 이런 것이 있어서 사람을 많이 병들게 한다하시고 공중을 향하여 입으로 한번 부시니 그 지미같은 것이 입 바람에 몰려 올라 푸른 하늘을 통하고 문득 바람이 일어나서 헤쳐버리니 하늘이 다시 맑아지더라 이로부터 형렬의 딸은 병이 나으니라.
대흥리 거사막 장성원의 어린 아해가 병들어서 낮이면 낫고 밤이면 신열(身熱)과 기침으로 잠을 자지 못하며 두어달 동안 고통하거늘 성원이 아해를 안고 와서 고쳐 주시기를 청하니 가라사대 이 증수(症杜)는 곧 서양으로부터 멀리 온 비별(飛鱉)이니 산으로 옮기면 금수도 또한 생명이요 바다로 옮기면 어별(魚鼈)도 또한 생명이니 전선(電線)에 붙여서 사방으로 흩어가게 하리라 하시고 성원을 명하사 철사 두어자를 구하여 아해의 머리 위에 두었다가 전선대 밑에 버리라 하시니 성원이 그대로 하여 곧 나으리라.
경학의 아들 용주가 스물 여덟살인 데 폐병으로 여러해 동안 앓아서 사경에 이른지라 경학이 천사께 아뢰면 곧 나았다가 오래되면 다시 복발하여 여전히 앓음으로 온 집안이 걱정으로 지내더니 하루는 밤중에 천사 이르사 용주의 침실로 향하시니 이때에 용주는 사경에 이르러 혼수중에 있더라 천사 문 밖에서 꾸짖어 가라사대 아비가 오는 데 일어나 맞지 아니하느냐 하시니 용주 문득 정신을 차리거늘 경학이 붙들어 일으키려 하니 천사 금지하시고 스스로 일어나기를 명하신지라 용주 억지로 몸을 떨며 일어나거늘 문밖으로 내세워서 한참동안 다름질을 시키시고 밥을 가져다 먹이라 하시니 용주의 모친이 밥짓는 중임을 아뢴대 가라사대 이제야 짓는 밥을 기다릴 수 없으니 용주의 저녁밥 담아둔 것을 가져오라 경학이 그 밥은 식어서 싸늘하여졌음을 아뢰니 관계치 아니하니 가져오라 하사 용주에게 먹으라 하시니 용주가 그 밥을 삼분의이나 먹는지라 가라사대 다름질도 하고 밥도 많이 먹으니 아픈 사람이 아니로다 하시니라 이튿날 정읍으로 가시니 이로부터 용주의 병이 완쾌하니라.
그 뒤에 천사 약방에 이르사 경학에게 일러 가라사대 용주가 수를 모르니 수를 가르쳐야 할지라 속히 보내라 하시니 경학이 돌아가서 용주를 약방으로 보내니라 이때에 당국에서 엽전을 모아 없애려하거늘 천사 엽전 일흔냥을 약방에 갈머두시며 가라사대 아직 다 없애는 것이 불가하나 하시더니 용주가 이른 뒤에 엽전 두푼으로 수를 두시다가 가라사대 이 방에 있는 엽전이 도합 백두냥 두푼이어야 하리니 여러 사람에게 있는 것까지 다 찾아 내어서 헤어보라 종도들이 각기 가진 돈을 털어내어 약방에 갈머둔 돈까지 합하여 계산하니 백두냥밖에 되지 않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맞지 아니하면 못쓰리니 잘 찾아 보라 이에 각 사람의 주머니를 더듬으니 형렬의 수부쌈지에 총전 한푼이 있고 약방궤 속에 또 한푼이 있더라「이뒤에 엽전은 전국이 다 쓰지 않게 되었으나 원평부근 만은 수십년 후 경오 신미까지 쓰게 되었더라.
이 뒤에 경학이 병들어 위독하거늘 천사 알으시고 사물탕 한첩을 달여서 땅에 붓고 달 빛을 우러러보라 하시니 경학이 그대로 하여 나으니라.
경학이 내환이 있어서 독삼탕(獨蔘湯)을 많이 쓰다가 천사께 약의 가부를 물거늘 가라사대 인삼은 내가 모르는 약이로다 하시니라.
하루는 용머리 고개에 계실새 김낙범이 천포창을 앓으면서 모시더니 천사 문득 진노하사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어찌 어른 앞에서 그렇게 태만하뇨. 하시니 낙범이 다만 머리를 숙여 한편으로는 황송하게 생각하고 한편으로 이상히 여기다가 집으로 돌아서 허물을 생각하되 깨닫지 못하고 황송히 지내더니 그 뒤로 천포창이 곧 낫거늘 비로소 천사의 진노하심과 꾸짖으심이 곧 약임을 깨달으시니라.
수류면 회평 사는 십팔구세 된 소년 광부가 큰 돌에 상하여 다리가 부러지고 힘줄이 떨어져 마침내 그대로 굳어서 다리가 오그라져 굴신(屈伸)을 못하므로 천사께 와서 고쳐주시기를 애걸하거늘 가라사대 남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 내 눈에는 피가 흐르느니라 하시며 몸을 뛰어서 골절(骨節)과 혈맥(血脈)을 충동(衝動)하라 하시니 그 소년이 몸을 솟아 한번 뜀에 오그라졌던 다리가 곧 펴져서 굴신을 마음대로 하게 되니라.
구릿골 이정삼이 발찌가 나서 크게 고통하거늘 천사 보시고 광찬을 명하사 백호(白虎)를 쳐주시니 그 병이 곧 나으니라.
구릿골 앞에서 술장사하는 평양집의 아들이 다섯 살 되었는데 앉은뱅이가 되어서 일어나지 못하므로 천사께 안고 와서 고쳐 주시기를 청하거늘 가라사대 내일 아침에 쇠고기와 참기름을 좀 먹이고 안고 오라 하시니 평양집이 가난하므로 쇠고기는 사 먹이지 못하고 참기름만 먹인 뒤에 안고 와서 그 일을 아뢰니 천사 누으사 아무 말씀도 아니하신지라. 평양집이 심히 미안하여 아해를 때리며 가로대 병신이 되었거든 차라리 죽으라 하니 아해가 울며 문득 다리를 펴고 일어나서 피하여 달아나거늘 평양집이 그 광경을 보고 심히 기뻐하며 천사께 감사하되 천사께서는 아무 말씀도 아니하시니라.
황응종이 천사를 뵈이려고 새올 최창조의 집에 이르니 마침 곡성이 들리거늘 응종이 들어가서 아니하고 창조를 불러 내어 그 사연을 말하니 창조가 들어가서 천사께 아뢴 뒤에 나와서 일러 가로대 선생이 이제 내 집에 계시나 지금 보시는 일이 있으니 좀 지체하라 하므로 응종이 그 앞 주막에 나가서 기다리려 하였더니 곧 부르시거늘 들어가서 천사께 뵈이니 천사 창조의 일곱 살 된 아들을 무릎 위에 안으셨는데 곧 숨이 끊어진 송장이러라. 대저 창조의 아들이 그 전날 급증에 걸려서 죽었으므로 창조가 천사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죽은 아해를 살려주기를 애걸하니 천사 이 때에 방장 창조의 집에 오사 죽은 아해를 살리려 하심이러라. 천사 손으로 아해의 배를 만지시고 숟갈로 냉수를 떠서 아해의 입에 넣으시니 죽은 아해가 왼다리를 움직이거늘 천사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어찌 어른 앞에 누워 있느냐. 하시니 죽은 아해가 문득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려 일어나거늘 천사 모든 사람에게 사담(私談)을 금하시며 가라사대 이 아해가 머나먼 천리길을 갔다 왔으니 고요히 있어야 할지라. 안방으로 옮겨 눕히고 미음을 쑤어 먹이라 하셨더니 이튿날 그 아해가 사랑에 나오거늘 그 입에 참기름을 바르시고 밥을 먹이시니라.
고부 벌매면 교동 손병욱이 지성으로 천사를 믿으나 그 아내가 불쾌히 생각하여 항상 병욱의 믿음을 방해하되 공우에게는 심히 후대하더니 그 뒤에 병이 들어 골절이 쑤시고 입맛을 잃어 식음을 전폐하여 사경에 이르렀거늘 공우가 듣고 불쌍히 여겨 천사께 아뢰어 고쳐주려고 생각하였더니 하루는 정읍으로부터 천사를 모시고 와룡리 네거리에 이르렀는데 이 곳에서 북으로 가면 회룡리 신경수의 집에 이르고 서북으로 가면 교동 황응종의 집에 이르는지라 천사 네거리 한복판에 서시며 공우에게 물어 가라사대 어디로 가는 것이 마땅하냐 공우 대하여 가로대 응종의 집으로 가사이다.
천사 허락지 아니하시고 이윽히 서셨다가 다시 물으시거늘 공우 또 응종의 집으로 가시기를 청하고 이렇게 세 번 물으심에 한결같이 대답하니 부득이하사 응종의 집으로 가셨다가 곧 공우를 데리고 병욱의 집에 이르사 안방에 들어 앉으시며 병욱에게 물어 가라사대 돈 서돈이 있느냐 대하여 가로대 있나이다. 하고 헤여서 올리니 공우를 명하사 갊으게 하시고 또 가라사대 두냥이 있느냐 가로대 있나이다. 하며 헤여올리니 또 공우로 하여금 갊으게 하신 뒤에 병욱의 아내를 불러 앞에 앉히시고 꾸짖어 가라사대 왜 그리하였느냐 하며 이렇게 세 번 말씀하신 뒤에 머리를 한쪽으로 돌리시며 혼자 말씀으로 다른 죽을 사람에게 가라 하시니라.
병욱이 천사께 공양할 술을 준비하려 하거늘 가라사대 나 먹을 술은 있으니 준비하지 말라 하시더니 과연 병욱의 장모가 천사께서 오셨음을 알고 술과 안주를 가져오니라 술을 마시신 뒤에 등종의 집으로 가사 잠을 자지 아니하시고 새벽에 떠나사 구릿골로 향하실새 길에서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사나이가 잘 되려고 하는데 아내가 방해하니 제 연분이 아니라 신명들이 없이하려 하는 것을 구하여 주었노라 이제 병은 나았으나 이 뒤로 잉태는 못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뒤로는 잉태하지 못하니라.
부친이 병들어서 위독하거늘 응종이 병보를 아뢰려고 구릿골에 이르러 천사 계신 곳을 물으니 전주 능소(陵所)에 계신다 하거늘 다시 그곳으로 떠나가니 구릿골에서 칠십리러라. 능소에 이르러 천사께 뵈옵고 병보를 아뢰니 천사 술을 주신뒤에 돈 십원을 주시며 가라사대 날은 이미 늦었으나 불쾌한 마음을 품지 말고 곧 돌아가다가 청도원 김송환의 집에 들어 자고 내일 아침에 구릿골 갑칠에게 가서 내 모시두루마기 한벌을 가지고 집에 돌아가 부친을 입히고 이 돈으로 자양물(滋養物)을 사서 잘 공양하라. 응종이 날은 이미 저물었으나 감히 명을 어기지 못하고 능소를 떠났더니 길 걸은지 한 시간이 못 되었는데 뜻밖에 길가에 비(碑)가 보이거늘 자세히 살피니 곧 청도원이라. 응종이 놀래어 생각하되 능소에서 여기가 육십리인데 한 시간도 못 되어서 이르게 됨은 반드시 선생의 권능에 밀려옴이로다 하니라. 송환의 집에 들어 자고 이튿날 아침에 구릿골에 들려 두루마기를 가지고 손바래기에 이르러 부친께 두루마기를 입히니 병이 곧 낫는지라 이에 장양물을 사서 공양하니 원기도 곧 회복되니라.
김보경의 모(母)가 병이 위독하여 사경에 이르었더니 마침 천사께서 이르시거늘 보경이 울며 사유를 아뢰니 가라사대 사람이 죽으면 그 방 네 구석에 글을 써 붙이는 풍속이 있느니라. 하시고 종이 네 조각에 각기 사람인자를 쓰시고 그 아래 김보경이라 써서 보경에게 주사 병실 네구석에 붙이라 하시고 다시 보경을 부르시더니 문득 소리를 높이사 정신차리라 하시니 보경이 어찌 할줄 모르고 섰는지라 천사 병실에 다녀오라 하시거늘 보경이 병실에 들어가니 그 모가 회생하였더라.
하루는 종도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시다가 한주막에 드시니 그 주인이 창증(脹症)으로 사경에 이르었거늘 종도에게 일러 가라사대 저 병을 치료하여 주라 하시며 「대학지도(大學之道) 재명명덕(在明明德) 재신민(在新民) 재지어지선(在止於至善)」을 읽히시니 금시에 아래로 물이 흘러 내리고 부기가 빠지는지라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너희들의 재조가 묘하도다 하시고 떠나시니라 종도들이 대학수장(大學首章)한절로 병을 치료한 이유를 물으니 가라사대 재신민이라 하였으니 새사람이 되지 않겠느냐 하시니라.
김준찬의 모가 견비통으로 여러햇 동안 앓아 와서 팔을 굴신하지 못하더니 하루는 형 덕찬이 천사를 모시고 이르거늘 준찬의 소실의 집 침실을 치우고 천사를 모셨더니 천사 가라사대 네 모친이 견비통으로 고통하느냐 대하여 가로대 그러하나이다. 또 혼자 말씀하시되 밖 인심은 좋으나 안 인심은 좋지 못하도다 하시거늘 준찬이 이상히 여겨 안에 들어가 살피니 그 소실이 제 침실 치운 것을 불평히 생각하야 노기를 띠고 있는지라 준찬이 잘 달래어 어루만지니 이튿날부터 그 모의 견비통이 저절로 나아서 굴신을 마음대로 하니 이로부터 준찬은 크게 감복하여 천사를 따르리라.
응종의 아들이 병들어 위독하거늘 응종이 청수를 떠놓고 천사 계신 곳을 향하여 발원하니 그 병이 곧 낫는지라 이튿날 구리골에 와서 천사께 뵈이니 천사 물어 가라사대 어제 구름을 타고 내려다 본즉 네가 손을 부비고 있었으니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시거늘 응종이 그 일을 아뢰니 천사 웃으시니라.
준찬의 아들이 병들어 사경에 이르거늘 준찬이 구릿골에 와서 천사께 아뢰니 천사 아무 말씀도 아니하시므로 준찬이 초조하여 곧 돌아가기를 아뢰니 천사 만류하사 밤을 지내고 가라 하시므로 명을 어기지 못하여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이튿날 아침에 떠나서 집에 돌아가니 병든 아들이 나아서 쾌활하게 노는지라 그 병세가 나은 때를 물으니 곧 천사께 병세를 아뢰던 시간이더라.
김준상의 아내가 흉복통이 있어서 해마다 두서너번씩 앓아서 형용이 초최할 뿐 아니라 살림을 거두지 못하여 항상 집안이 어지럽거늘 준상이 천사께 아뢰며 고쳐주시기를 청하니 천사 불쌍히 여기사 사성음(四聖飮) 한첩을 지어 주시며 장롱속에 깊이 갊어두라 하시거늘 준상이 명하신대로 하였더니 그 뒤로는 그 증수(症杜)가 다시 일어나지 아니하니라.
대흥리 신재인의 아들이 흉복통으로 사경에 이른지라 신재인이 와서 고쳐주시기를 청하거늘 가라사대 돝 한 마리를 잡아서 삶아 오라 재인이 명하신대로 하려 하였더니 문득 다시 가라사대 미구(未久)에 돝고기 석점이 이르리니 돝을 잡지말라 하시더니 이윽고 차윤경이 제사 지낸 집에 가서 술상을 가져오니 과연 술상에 돝고기 석점이 있는지라 드디어 재인에게 주사 그 아들을 먹이게 하시니 흉복통이 곧 나으니라.
동짓달에 고부인이 안질(眼疾)을 앓으시거늘 윤경이 구릿골에 가서 천사께 고하였더니 스무이렛날 밤에 천사께서 종도들을 데리고 오사 저녁밥을 수저를 돌려 함께 먹으시며 종도들을 명하사 「경주용담(慶州龍潭) 대도덕(大道德) 봉천명(奉天命) 봉신교(奉神敎) 대선생전(大先生前) 여율령(如律令) 심행(審行) 선지후각(先知後覺) 원형이정(元亨利貞) 포교(布敎) 오십년공부(五十年工夫)」를 읽게 하시고 천사께서 부인을 팔에 안아 재우시더니 날이 장차 밝으려 할 때에 부인이 잠을 깨어 눈을 뜨니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많이 흘러 내리고 인하여 안질이 낫는지라.
수일동안 부인의 안력을 검사하실 새 기(旗) 수십개를 세우고 그 아래 한사람씩 세우신 뒤에 사람이 이름을 낱낱이 물어 알게 하시고 또 깃발에 글자를 써놓고 낱낱이 물어 알게 하시고 밤에는 등불을 향하여 불 모양을 물어 분명히 알게 하시더니 하루는 천사께서 입으신 색저고리를 부인에게 입히시고 밖으로 나가서 집을 돌아 뒷문으로 들어오라 하시고 막 들어올 때에 미리 엎어두었던 양푼을 들라 하시거늘 부인이 들어보니 그 밑에 머리털 한 개가 있는지라 그 털을 들고 아뢰니 천사 가라사대 이제는 염려 없다 하시니라.
하루는 고부인의 모친이 단독(丹毒)을 앓는다는 기별을 듣고 근친(覲親)하려 하다가 천사께서 좀 기다려서 함께 가자 하시므로 마음으로 기뻐하여 기다리시더니 얼마 아니 되어서 모친이 들어와서 아랫방에 앉거늘 천사 가라사대 「왕대 뿌리에 왕대나고 시누대 뿌리에 시누대 나나니 딸이 잘되도록 축수(祝手)하시라」고 부탁하시더니 이로부터 단독이 곧나으리라.
하루는 원일의 집에 이르사 원일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내종(內腫)으로 죽게 되었으므로 살리려 왔노라 원일이 놀래여 가로대 아무 병도 없나이다. 가라사대 그렇지 아니하니 국수를 사서 잘 말아오라 원일이 명하신 대로하여 국수를 말아오니 한 그릇을 먹이시고 가라사대 속이 어떠하냐 가로대 별로 다른 일이 없나이다. 다시 한 그릇을 먹이시고 또 물으시니 가로대 속이 쓰리나이다 가라사대 대변을 보고 살펴보라 원일이 나가서 대변을 보니 대변이 전부 고름이러라.
이도삼의 딸이 병들어 죽거늘 그 모친이 울며 가로대 선생이 계시면 이 아해를 살릴 터인데 지금 어디계신지 알 수 없으니 이 일을 어찌하리요. 하더니 저물음에 천사 이르사 가라사대 이 아해가 죽지 아니하였으니 울지 말라 울면 살리지 못하리라 하시고 도삼을 명하사 달속에 무엇이 있는가 보라 하시니 도삼이 달을 우러러 보고 대하여 가로대 달가운데 어린 아해가 있나이다 가라사대 네 딸이 살았으니 이름을 월례(月禮)라하라 하시더니 그 딸이 과연 다시 살아나니라.
병을 아뢰는 자가 있으면 세 손가락으로 담뱃대에 짚어서 진맥하기도 하시고 혹 방바닥에 짚어서 진맥하기도 하시며 또 병자와의 관계를 물으사 일가나 척분(戚分)이 되지 않는다 하면 그 부형과의 관계를 물으사 또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하는 때에는 어찌 무관계한 사람이 왔느냐 하시며 곧 물리쳐 보내시나 그 병은 낫게 하시니라.
종도들 중에 무슨 병고가 있어서 아뢰는 자가 있으면 그 증세의 어떠함을 물으신 뒤에는 아무 법을 베프심이 없어도 나으며 만일 위경(危境)에 이른 사람이면 그 증수를 가름하여 앓으시면 곧 나았나니 가령 배 앓는 사람이면 문득 배 아프다고 한번 말씀하시고 머리 앓는 사람이면 머리 아프다고 한번 말씀하실 따름이니라. 그러므로 하루는 형렬이 여쭈어 가로대 병을 낫게 하여 주시며 아해를 낫게 하여 주시고도 아무말씀을 아니하시니 그 공을 알아줄 사람이 없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병만 낫고 아해만 나으면 가할지니 공을 알게 할 필요가 있으리요. 공덕을 남에게 알게 하려는 것은 소인의 일이니라 하시니라.
엄청난 치병 실화입니다.
이것만 가지고도 영화 1편은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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