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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갖지 않은 수행 삶

아무 것도 갖지 않은 수행 삶 13

열린마당  호롱불 호롱불님의 글모음 쪽지 2015-05-07 12:57 6,500
2007년 건축하시는 분 때문에 용인시 양지면에 머물던 일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휴일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정Y사란 조그만 암자를 발견해서 들어가게 되었는데, 80대 할머니 보살과 풍채가 좋은 80대 남자 주지스님이 계셨습니다.


(스님이 직접 손으로 파서 만든 정Y사 연못) 

40여년전 도봉산 동굴에 3년간 있다가 깨닫는게 있어서 이곳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이곳 암자도 직접 나무 등을 구해 와서 손수 지은 거라는군요.
 
암자 곳곳의 돌맹이 하나까지 직접 손이 다 닿은 것이랍니다.
스님의 성품에 반해 용인경찰서 재직중인 형사가 스님 한 번 뵌 후로 시간날 때마다 수행하고 가더군요.
 
여기 암자엔 재미있는 일화가 많습니다.
한 번은 스님이 여러 사람과 용인 시내를 나가게 되었는데 스님이 자꾸 앞쪽에 있길래 동행자들이 따라 잡으려고 헐래벌떡 뛰어다녔다군요.

마을이 보이는 앞쪽으로는 약 100여평 정도의 연못(사진)이 있는데 스님이 젊은 시절 힘이 좋아 동료와 단둘이 곡갱이와 삽으로 파서 만든 연못이랍니다. 이 연못에는 지금도 잉어가 넘쳐나는데,
 
그 옛날 배고픈 시절 마을 청년들이 야밤에 잉어를 건져가 매운탕 끓여먹고 모두가 배탈이 나서 스님을 찾아와 무릎 꿇고 사죄한 사건이 있더군요.
 
그런데 의심 많은 한 사람이 우연히 배탈난거라고 다시 잉어를 잡아다 먹었는데 결국 스님에게 사죄했다고 합니다.
 
노스님이 웃으면서 그랬다네요. “다음엔 그러지 말어”
(얘기 하고 잡아가지)

이곳의 암자는 아래쪽 마을들이 훤히 보이는 위치인데 당시 배고픈 시절이라 굶는 사람들이 많았답니다.
 
그래서 이 스님은 저녁 지을 시간만 되면 연기 안 나는 굴뚝을 체크해 놓았다가 밤에 몰래 찾아가 곡식을 마당에 던져놓고 도망 오듯이 하곤 했답니다.


아니~ 왜 떳떳히 주시고 오시지 도망다니셨나요...
 
“그 사람 자존심도 있는 법이고 또, 쌀은 다 신도들이 가져다 놓은 것인데”
(스님에게 직접 듣고 확인한 얘기)

그 뒤로 여러번 찾아뵙고 밥도 얻어 먹고 덕담도 듣곤 했는데 말씀을 잘 안하시는 편입니다.

뭘 물으면

“내가 뭘 알아..”

신명이 있습니까?

“죽어봐야 알지..”

그러다가 2013년쯤인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신 날에 일화도 있습니다.
 
위 사진의 화분 뒤쪽으로 약수가 흐르는데 그 옆에 꽃나무 한 그루를 심으시고 방에 들어가셨다가 1시간후 떠나셨답니다.
 
1년 후 행사날 심으신 나무에서 꽃이 딱 한 송이 피었는데 지인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문자로 보내주더군요. (사진을 찾으니 안 보입니다. 보여드릴려고 했더니..하긴 뭐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오늘의 종단의 지도자들은 이렇게 빈손, 빈 마음으로 살기 힘든가 봅니다.
각 종단에 가보면 뭔 놈의 돈 욕심과 명예 욕심이 많은지..
 
건물이 필요하면 스님처럼 직접 집을 짓던지 연못이 필요하면 직접 연못을 파던지 그러지 않고 불쌍한 신도들 주머니나 훔쳐내어 호화호식하고 있으니 꼭 벌 받을 것입니다.
 
아!
물론 현실에서 단체유지비는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상식밖으로 돈을 긁어대니 피해자가 많아서 그럽니다.

예? 
네가 뭔데 남의 집 콩난다 팥난다 하냐고요? 
너~나 잘하라구요??
  
네! 
잘 알겠습니다.


이곳 정Y사에는 돌맹이 하나까지 스님의 손길이 닿아 이루어진 것인데 비해 스님 이름으로 된 것은 하나도 없더군요.
  
아니 스님~
스님 이름으로 몇가지 해놔야지 나중에 사람들이 딴말 하면 어쩌시려구요.
  
“이 세상 원래 내 것이 아니야~ 그리고 죽을 때 빈손으로 갈 건데 뭘..” 하시더군요.
  
호롱불 쪽지 2015-05-07 13:24
위 연못 사진은 초여름에 찍은 것이고 아래 사진은 늦가을에 찍은 것으로 기억됩니다. 영지버섯은 안 먹고 화분에 심어놨는데 그 뒤로 모르겠습니다. 임자가 먹었겠지요
활연관통 쪽지 2015-05-07 15:56
그 스님은 참 훌륭하고 멋진 분이신 듯 합니다.^^
호롱불 쪽지 2015-05-07 15:59
활연관통 오죽하면 용인경찰서 형사가 한 번 딱 만나보고는 머리깍으려고 했겠어요 ^^
활연관통 쪽지 2015-05-07 16:24
호롱불 스님의 감화력이 정말 대단하신듯 ^^
호롱불 쪽지 2015-05-07 16:26
활연관통 그런 것 같아요...그분은 행자를 두지 않으셨어요. 지인이 농담으로 저를 가르키며 이 친구 머리깍으면 어떨까요..하니 그 스님왈 : 저 이사람 마누라에게 맞아 죽으라구요...ㅎㅎ
활연관통 쪽지 2015-05-07 16:37
호롱불 ㅎㅎ ^^

오늘 로그인 시간이 겹쳐 생각지않게 댓글대화를 하게 됐네요.
남은 하루도 유쾌한 시간 되시길요~ ^^
호롱불 쪽지 2015-05-07 16:43
활연관통 반가웠습니다~ㅎ
화송 쪽지 2015-05-08 01:02
세상의 모든 물질은 잠시 빌려쓰고 가는것안데....
호롱불 쪽지 2015-05-08 08:44
화송 그러게요 ᆢ
증산천하 쪽지 2015-05-08 18:16
돌아가신 모친께서 처녀적에 저녘밥을 지을 시간이 되면 동네 앞동산에 올라가 밥 지을 시간인데도 연기가 나지 않는 집을 내려다 보며
눈물을 훔치시면서 하늘을 향해 기도를 하시 곤 했다는 얘기를 들은 생각이 납니다.
대감님댁 애기씨로 태어나 일제시대에도 간식으로 바나나를 드셨다는 모친께서 배고픔의 고통을 알아 수시로 앞동산을 오르시진 않았을 것이기에 전 그 말씀을 들으면서
사람의 성품이나 천성은 타고나는 부분이 크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제 모친과 같은 스님이 계셨었군요^^
두 분은 지금 하늘에 계시지만 쌓은 선업으로 인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호롱불 쪽지 2015-05-08 18:36
증산천하 훌륭하신 모친이시네요. 그래서 왕대밭에 왕대 난다는데 증산천하님이 바로 왕대입니다 ^^
증산천하 쪽지 2015-05-09 17:44
호롱불 왕대라니요 가당치 않습니다..;;
그저 왕대밭에 뽑아 없어지는 잡초만 안되면 만족 하겠습니다~~^^
호롱불 쪽지 2015-05-09 19:32
증산천하 너무 겸손하신 말씀이시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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