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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극복기 11

열린마당  호롱불 호롱불님의 글모음 쪽지 2015-05-07 16:10 13,713
어느 날 갑자기 항문이 가려웠다.
그러다가 가끔씩 아침에 휴지에 피가 묻어난다.
 
잉? 이게 뭐지?
...  
 

치질이란다.
어떤 사람이 최고의 치질수술 병원이라고 방배동 oo병원을 소개 해줬다.
안 갔다. 왜? 가급적 몸에 칼 대면 안 되니까..

수술한 사람들 재발율이 높은 것도 잘 알고 있었던터라 공감이 안 갔다.  
그래서 스스로 연구했다. 먼저 마늘을 3개 뽀족 하게 깍아서 화장실에 갔다.

우~ 시원하다. 1초, 3초, 10초... 사람 살려~!! 화장실에서 문잡고 발악을 해댔다.
온 몸이 통증으로 밀려오고 항문에 불이 붙어서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고통스럽다.
 
아! 이건 방법이 아닌가 보다. 후회했다. 며칠 후 약국에 가서 좌약식 연고를 사왔다.
꼭 미사일 같이 생겼다. 며칠간 사용했다. 괜찮다. 다 나은 듯 했다.
 
1주일 후 또 증상이 나타났다.
고민했다. 아침저녁으로 미지근한 물로 비누칠해서 씻었다.
그런데 점점 심해지더니 피가 뚝뚝 떨어진다.
 
오메~ 환장하네~


다시 연구했다. 수술을 해야하나보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수술은 아닌 것 같다.

수술 한 사람 반드시 재발한단다.
그래서 옛날 사마귀를 실로 묶어 없앤 것을 생각하고 인터넷을 이틀간 뒤졌다.
 
찾았다!

서울 혜화동에 있는 작은 전문의원이다. 여기는 자동으로 치질을 실로 묶는 장난감 총같은 것이 있다.
입원도 필요 없다.

옛날 머리카락으로 사마귀를 묶어 놓으면 혈액이 차단되어 말라 죽는 원리이다.
합병증도 없다.

그래서 가장 합당한 치유방법이기에 찾아가 상담하고 3개를 묶었다.
약 15분 누워 있다가 약 처방전 받아서 전철을 탔다.  
 

갑자기 숨이 꽉 막히더니 통증이 시작되는데 참고 서있기가 힘들다.
원장에게 전화하니 체질이 너무 예민해서 그런단다.

100명중에 한 명꼴로 있단다.
우~ 하필 내가 그 중에 1명인가 ㅠㅠ

막 있는 인상 없는 인상 쓰면서 전철 손잡이 잡고 몸부림치는데 할머니가 앉으라고 자리를 비켜준다
(할머니 저 못 앉아요)

겨우겨우 식은 땀 흘리며 집에 와서 엎드렸다.
어~ 좀 낫다. 서 있으니 항문에 압력이 가해져 통증이 더 심한모양이다.
 
그래서 약 1주일 되니 점점 다 나아갔다.

그날 저녁 계단을 내려가려고 발을 딛는 순간 띵!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기가 찌릿~ 하더니 항문에 통증이 쫙! 밀려온다.
(모든 행동이 항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음)
 
직장 다니며 약 먹었더니 약 2주 후 완전히 나았다.
 
약 1년후 또 재발이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재발이 아니고 다른 장소에 치질이 생긴 것이다.

그 병원에 다시 갔다.
대장이 많이 약하다고 한다.

다시 묶자고 한다.
순간적으로 이건 아니다 싶었다.

이거 묶고 내년에 또 묶자고 하면??
 

일단 생각해보자 하고 인사하고 나왔다.
원장이 야채나 과일을 아침, 저녁 으로 부담스러우면 하루 한 번이라도 쥬스를 만들어 마시라고 한다.
 
한 마디로 대장 독소제거(디톡스)를 하라는 것이다.
그것도 약 6개월~1년 동안을..(가정부가 해주면 몰라도 그걸 일일이 어떻게 해먹어)
 
하루 종일 고통이 엄습해 온다. 일상생활도 불편해지고 고통스럽다.
어쩌다 술 한잔이라도 마시는 날엔 그 다음날 죽는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도박을 하기로 했다.
  우선 아침, 저녁으로 따뜻한 물로 좌욕을 했다.

음식도 가급적 정갈하게 먹었다.
물론 술은 절대로 안 마셨다 (원래 술 안마시지만)

아침저녁으로 좌욕하고 물구나무를 서기로 했다.    
지금까지 직립보행으로 낡아빠진 장부를 이제부터라도 거꾸로 피를 돌려서 오랜 세월 지쳐온 오장육부 스트레스를 없애주기로 했다.

물구나무서기도 처음엔 쉽지 않다.
10초만 있어도 얼굴이 빨개지고 온 피가 머리로 쏠리는 것 같다.

그냥 벽에 대고 물구나무서니까 너무 불편하다.
근데 마침 마누라가 허리 디스크도 예방되고 좋다며 거꾸리 운동기구를 사왔다.
(반자동 기능 10만원대)
 
어? 저걸 이용 해야겠다~
하늘이 돕는구나! (저 생각해서 사온 거 아님)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볼일 후에는 미지근 물에 천일염 소금 타서 씻고 볼일 없어도 꼭 소금물로 씻었다.
그리고 대장이 예민해서 변비증상도 생기는데 변을 배출하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좌변기에 앉아서 아랫배(하단전)를 내밀었다 홀쭉 움츠렸다가를 계속하면 신호가 온다.
그리고 변이 나올 때 항문의 힘을 조절하여 토끼똥 나오듯이 끊어서 나오도록 힘 조절을 해서 뱉어내야 무리가 없다
(식사 하시는 분께 죄송 = 의외로 시켜보면 효과가 좋아서 적음)
 
거꾸리로 물구나무 효과를 주다보니 약 1주일 후부터는 5분간 있어도 얼굴도 안 빨개지고 몸도 편안해진다.
역시 인체는 적응이 빨라.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항문조이기를 했다.
 
그 후 약 2주부터는 치질 증세가 완전히 사라졌다.
 
야! 신난다.
 

얼마전 지인이 "치루" 수술을 하고 오더니 며칠 동안 기저귀를 차야 한다고 하면서 편의점으로 여성 생리대를 사러 가는걸 보고 다시 한 번 자부심을 느꼈다.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서 대장(大腸)의 길이(M)가 길다.
  대장의 길이가 긴 것은 소가 풀을 뜯어먹고 되새김질 하듯이 채식위주의 식생활에 따라 발달하다보니 대장이 길어지게 되었다.
 

대장 길이가 길면 음식물 찌꺼기가 배출되는 시간도 길어진다.
요즘은 육식과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등을 즐겨먹다 보니 치질, 치루, 변비 등에는 더욱 취약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수술 중에서 치질 수술이 1위를 차지하는 것도 다 근거가 있는 얘기다.
이런데도 “잘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 라면서 열심히 먹어치우니 소화에 부담을 주고 대장에는 무리가 따르게 된다.

기계도 과하게 사용하면 낡고 병들 듯이 오장육부도 마찬가지다.
대장이 허약하면 식중독도 잘 걸린다.

가급적 채식을 많이 하자.
 
“재산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다 잃는 것이다.”
해새 쪽지 2015-05-07 19:42
생생한 체험에 근거한 다양하고 유익한 얘기 아주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울산에 가는중ㅎ;
호롱불 쪽지 2015-05-07 19:52
해새 해새님 부러워요ᆞ이 놈의 직업이 군대식이라 꼼짝달싹 못하니 답답해요~기회되면 같이 다녀요ᆢ저 돌아다니는거 좋아해요~^^
증산천하 쪽지 2015-05-08 18:06
호롱불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의지의 한국인 이라는 말이 '!딱!' 하고 떠오릅니다^^

그런데 모두가 호롱불님 같으면 전문의는 문을 닫아야 하겠습니다 ㅎㅎ
호롱불 쪽지 2015-05-08 18:34
증산천하 저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게시판 취지에 맞지 않아 몇 번을 망설이다가.. 혹시라도 참고(도움)가 되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으면 의미가 있겠다..라고 생각되어 올린 글입니다.
해새 쪽지 2015-05-08 19:23
호롱불 게시판 취지에 맞지 않다니요! 오히려 오리알터 게시판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글이지요^^
부산에서 올립니다 ㅎ
호롱불 쪽지 2015-05-08 20:00
해새 해새님~벌써 울산서 부산으로? 동역객 서역객이네요~ㅎㅎ
활연관통 쪽지 2015-05-08 21:29
스스로 병을 고치시고 나서 많이 뿌듯하셨겠어요.^^
수술 안하길 잘하신 듯 합니다.
호롱불 쪽지 2015-05-08 22:38
활연관통 네..ㅎㅎ..앞으로 더 관리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성경신 쪽지 2015-05-12 14:04
호롱불님~ 그 전문의원 연락처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호롱불 쪽지 2015-05-12 15:36
성경신 네~ 여기 있습니다
http://cafe.naver.com/morningclinic?viewType=pc
카페에서 좀 더 자세히 파악해보시라고 주소 링크겁니다ᆞ아마 제 이름 기록에 있을겁니다~ㅋ
성경신 쪽지 2015-05-12 22:06
호롱불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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