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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양 산양을 만나다 - 2

어린양 산양을 만나다 - 2 9

열린마당  해새 해새님의 글모음 쪽지 2015-05-20 01:09 12,577



어린양은 꿈속에서 산양을 다시 만났다.

"어? 또 만났구나. 정말 반갑다. 그래 그동안 별 일은 없었니?"

"응, 또 만났구나."

꿈속에서는 산양도 곧잘 말을 했다. 어린양은 잘됐다는 듯이 낮에 미처 못다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로서는 반드시 이 불쌍한 산양에게 자신의 행복한 삶을 전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런데, 말이지.. 너 정말 주인이 어떤 존재인지 모르니? 정말로 주인이 없니?"

"음..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해봐."

"아 그래! 너도 듣고나면 우리 주인님을 정말 좋아하게 될 거야."

"..........."

"우리 주인님은 말이지, 일단 우리에게 항상 신선하고 맛있는 풀이 있는 곳을 찾아서 인도해 준단다. 물론 우리가 목이 마르면 잔잔한 물가로 인도해주시지. 그러다가도 장마가 지거나 날씨가 추워서 신선한 풀들을 먹기 힘들 때는 미리 마련해 놓으신 건초를 듬뿍 안겨주신단다."




이 때 어린양은 산양이 자기 말에 아주 놀라고 솔깃해 있을 거라 생각하며 한껏 자랑스러운 눈길로 쳐다봤다. 그런데 산양의 표정은 그다지 고무되어 있지 않았다. 약간 기분이 상한 어린양은 더욱 열을 내어 얘기를 이어갔다.

"뭐니뭐니해도 주인님의 크나큰 은혜는 무서운 들짐승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신다는 거야. 넌 이곳에서 사니까 내 말이 아주 와닿을 거야. 그동안 얼마나 두려움에 떠는 나날이었니?"

"............."

얼마동안 더 말을 이어나가던 어린양은 산양에게 결국 짜증어린 질문을 던졌다.

"넌 내 말을 듣고 아무런 느낌이 안 드니?"

"....음, 그러니까 그런 걸 해 주는 게 주인이란 존재란 거지?"

"그래! 주인이란 존재가 아니고 주인님!"

"글쎄.. 그게 주인이라면 우리한테도 주인은 있다고 할 수 있구나."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이런 곳에 무슨 주인님이 있다고 그러니? 주인님은 한 분 뿐이야!"

"우리에겐 이 대지가 우리들의 주인님이라고 할 수 있어. 하기야 대지는 그 호칭을 굳이 강요하지 않지만. 그리고 내 생각엔 아무래도 주인님은 한 분만이 아니구나. 이 대지는 많은 존재들이 모여 이루어져 있거든."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하는 말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구나. 그럼 이 대지에 있는 존재들이 주인님처럼 먹을 것을 주고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거야? 그들은 말도 할 수 없는, 그러니까... 그냥 나무고 바위들이잖아?!"

"내말 좀 들어봐. 맛있는 풀이 어디 있는지는 지나가는 바람이 말을 해 준단다. 물론 그건 귀로 들을 순 없고 코로 들려오는 소리지."

"하하하.. 뭐, 코로 듣는다구?"




산양은 어린양의 비웃음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달콤한 샘물이 어디에서 솟아날지는 땅꼬마덤불나무가 말해준단다."

"땅꼬마..뭐?"

"그 나무는 언제나 땅속의 물길을 누구보다도 먼저 알고는 그 위에서 싹을 틔우지. 우린 그 나무에 감사하며 그 주위를 조심스럽게 파서 물을 얻고는 다시금 예의바르게 흙을 덮어 주고 길을 떠나지. 물론 다시 답례를 빼먹으면 안되지. 어르신들이 혼내거든. 후후.."

어느새 어린양은 산양의 말에 무언지 모를 울림을 느낀 채로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땅꼬마님이 없을 때는 그냥 주위에 나이 많은 큰 나무들이 말해준단다."

"어떻게..?"

"그들의 가지가 말해주지. 그들의 가지는 그들의 뿌리가 뻗은 모양과 방향을 말해 주거든."

"아..하!"

"하하.."

어린양의 감탄사에 산양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어린 양이 막 생각난 듯이 물었다.




"참! 들짐승들로부터는 어떻게 지켜주니?"

어린양의 표정은 다시금 비판적이 되었다. 그러나 산양의 이어지는 대답에 거의 무너져 버렸다.

"음.. 그건 나도 이제 막 배우고 있는 방법인데 우선 이걸 하려면 우리 산양들 외에 다른 우호적인 숲의 친구들, 그러니까.. 찌르레기나 여치, 혹은 새들의 언어를 배워야 해. 물론 바람님이 여전히 말해주지."

"코로?"

"응."

어린양은 자기가 한 말에 그만 웃음을 터뜨렸고 그 웃음에는 아까와는 다른 친밀감이 있었기에 산양도 스스럼없이 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그 순간에 마치 가족과도 같은 진한 유대감을 느꼈다.

어린양과 산양은 긴 대화를 나누었고 그 대화속에서 어린양은 어렴풋하게나마 전혀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연 듯한 감정을 느꼈다. 다른 건 몰라도 그 세상은 이전까지 알아왔던 세상보다는 훨씬 여유로왔으며 어른스럽다는 느낌을 주었다.


- 계속



호롱불 쪽지 2015-05-20 10:09
재밌네요~^^
해새 쪽지 2015-05-20 13:18
호롱불 근데 재미없으신 분들이 더 많을 겁니다.ㅎㅎ; 연재글 기능 예제로서만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허접한 글도 올릴 수 있구나 하는 동기부여도 줄 겸ㅋ
활연관통 쪽지 2015-05-20 17:01
잘 읽었습니다.^^

읽다보니 대학교 1학년때 만났던 어떤 언니가 기억납니다.
그분은 정말정말 착하고 예쁜 분이었는데
평소에 제가 기독교 신자가 될 생각은 없었지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성경에 대해서 한번쯤 공부해 보고 싶었기에 그 언니를 통해 잠시 성경공부라는 것을 했었지요.
근데 그 분이 공부 시작전이나 중간쯤에 확인하듯이 계속 이렇게 묻는 겁니다.
"이제 니 마음속에 하나님이 계시니?"
아직 안계신 것 같아
"아직 안 계신 것 같은데.."

몇번 그렇게 하다보니 나중엔 같은 대답을 하기 참 미안해지더군요. 그렇게 열심히 가르쳐주시는 건 고마운데 저는 애초에 학습적인 면에서 성경을 배우고 싶었던 것 뿐이라 은근이 마음속에 하나님을 빨리 모시라는 압력속에서 편하게 공부할 수가 없어 결국 성경공부는 생각보다 빨리 끝나게 됐습니다.

지금은 증산한울님을 마음속으로 모시고 있지만 당시엔 하나님이란 어떤 인격신이 아니라 우주를 돌리는 거대한 질서 그자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때였기에 언니와는 그야말로 동상이몽이었던 셈이죠.

그 언니는 지금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지내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해새 쪽지 2015-05-20 19:58
활연관통 그 언니란 분께 활연관통님이 괜한 희망고문만 준 듯 합니다. ㅎㅎ

요즘은 어떤 생각이 드냐 하면 포교(전도)에 중점을 두는 교단일수록 도의 본질과는 멀어진 곳이 아닌가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도를 전하지 말라는 건 아니고 그 행위에 그 어떤 보상이나 의무감이 전제되어 있다면 말이지요.

오리알터 풍광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보여주고 싶듯이 포교 역시 그렇게 되어야 진정한 포교라 싶군요.^^
눌치 쪽지 2015-05-20 22:24
앞뒤 안가리고 한쪽방향으로만 매몰되어있는,
나이먹은 어린애들에게 들려줘야할
어른이 동화 ^^
단행본으로 엮어도 좋을 이야기 갔은데요. ^^
활연관통 쪽지 2015-05-21 19:32
해새 처음에 언니에게 성경이란 책을 지식적인 측면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말해서 시작한 것인데 언니입장에서는 이왕 공부가르치는 입장에서 불쌍한 양 한마리를 구제해주고 싶었나봅니다. 그 마음은 나쁜 마음이 아닌 것 같아 한동안 동상이몽관계로 지냈는데 본의아니게 희망고문을 하게 된 셈이네요.

해새님이 말씀하시는 포교를 무위이화의 포교라고 해도 될까요? 저역시 그런 포교가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것 같네요.^^
느낌 쪽지 2015-05-21 20:02
맞습니다.
저도 해새님,활연관통님 말씀처럼 상제님의대도는 무위이화의 포교여야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좀 더한다면..>
만약..
제발 입도부터 좀 하고싶습니다.. 라고 예비도생들이 바라고있다면,
상제님의 대도에 머물고 책임을 다하고계신 도생님들은<특히,법종교에선> 그들에게..
그러한 조급한 마음으로는 안됩니다.
먼저,마음으로<성심껏>자기가 할수있는일들을 찾아 묵묵히 서로 도우며 해나가세요..
라고 해야~~
진정한 상제님의 천지대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제가,표현이 좀 부족하고 어색하더라고 에둘러 넓게 생각해주세요. ^^
증산천하 쪽지 2015-05-22 10:23
느낌 마음이 법종교에 와 있는 분들은 시간이 걸릴 뿐
게임 오버~~~

빨리가든 천천히 가든 우리는 하나~~
입니다^^
성경신 쪽지 2015-05-22 11:18
진리가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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