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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큰 빵과 김두한의 만남

세상에서 제일 큰 빵과 김두한의 만남 2

열린마당  호롱불 호롱불님의 글모음 쪽지 2015-06-24 12:58 6,465
한 때 일본이나 미국을 동경하던 때처럼 시골 살 때는 서울이 큰 동경의 세계이었습니다.

시골 촌놈들이 서울 갔다 오면 얼굴이 하얗게 되어서 내려오면 한강물 먹어서 그랬다느니 시체 썩은 물 흐르는 한강물을 마셔서 얼굴이 뽀얗게 되었다느니...

또 말투가 바로 바뀌어서..
밥 먹었니? 그게 뭐니? 하면서 서울말을 쓰면 정말 꼴사납기 그지없었지요.


어느 날 서울서 직장 다닌다는 옆집 형이 왔습니다. 난 호기심에 이것저것 물어보러 갔는데, 빌딩얘기, 자동차 얘기, 사람들 얘기........

그러더니 갑자기 "너 이런 빵 봤냐?" 하며 커다란 빵을 보여줍니다.


 


우~와~ 기절............

저것이 정녕 진짜 빵이란 말인가? 저렇게 큰 빵이 어떻게 만들어졌지? 학교에서 급식 때 주는 작고 아담한 동그란 빵이 아니었습니다.

햐~ 서울은 정말 훌륭한 것이로구나..

"저렇게 큰 빨래 방망이 빵"을 만들다니... 그 빵을 보면서 세상이 넓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생각에 아마도 바게트란 방망이 빵이었었나 봅니다 : 전문가 안병호님이 잘 아실 듯)


그날 하루 종일 별천지의 서울이 가고 싶어졌습니다. 옆집 형이 꼬십니다. 빵 한조각 줄테니 도토리 묵을 가져오라고..

저는 눈에 뵈는게 없어서 어머니가 하루 종일 힘들게 도토리 묵을 쑤어서 큰 다라(대야)에 담아 장독대 위에 올려서 식히고 있는 것을 절반 뚝 잘라다 바쳤습니다.

두부 개수로 계산하면 6개정도 양이었을 것입니다. 서울서 만든 빵 한조각과 청정지역의 재료로 만든 국산용 도토리 묵 6모를 맞바꾸었는데도 아깝지 않던 시대였습니다.

그리고는 그 형의 환심을 사려고 두부도 갖다 주고, 조선(전통)간장도 갖다 주고...

당시 학교에서 급식으로 주는 빵은 위생개념이 없어서 포장은 사치였고 담당학생이 점심시간 되면 본인 책보자기를 홀라당 벗겨가서는 교장실에서 빵을 타가지고 배급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학교보다는 쓸데없는 곳에 마음을 두고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기회만 되면 고향을 탈출하려고 엿보던 때였지요. 누가 꼬시면 넘어가서 서울서 해매다 돌아오고 방학만 되면 완행열차 타고 도망가서 배고파 내려오고..ㅋㅋ

그때 서울로 와서 종로 수하동(지금은 재개발로 명동으로 이전)의 하동관이라는 유명한 곰탕집도 잠시 일했었습니다.

요즘말로 하면 지배인이 고향사람이라 알바중이었는데, 이때 새벽이면 텔런트 김자옥씨가 아버지랑 남산에 조깅차 매일 들렸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제주도에서 헬기로 배달시켜 먹을 정도로 유명한 집이었지요.


 


어느 날 남자답게 생긴 건장한 사람이 쓱 들어와 앉아 있길래 누군가 했더니 옆 사람이 김두환이라고 해서 처음으로 실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서빙한 기억이 정확히 나지는 않습니다. 제가 물만 따른건지, 밥도 갔다 드린건지..

여기서는 서빙도 요령이 있어야 합니다. 뜨거운 방짜 녹그릇이라서 엄청 뜨겁습니다. 그래서 곰탕그릇 집어서 탁자에 놓고 얼른 시원한 깍두기 그릇을 자연스레 집어서 식탁에 놓아야 합니다.

이곳은 국회의원, 소설가, 역대 대통령 등 많은 사람들이 단골로 다니는 식당이었고, 아마도 몰라서 못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았었고 오후 2시면 문을 닫아버려 함부로 사먹기도 힘들었지요.
(글이 꼭 홍보글 같네요~ 죄송~)


 


여기는 새벽 4시면 일어나 준비하고 오후 2시면 문을 닫았는데, 주로 일반인 손님보다는 방귀깨나 뀌는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었지요. 특히 깍두기가 워낙 맛있어서 깍도기만 별도로 파는 풍경도 생각납니다.

지금은 그때 젊은 주인장 아내분이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하셨군요. 혹 지나가시다 간판이 보이게 되면 들려서 식사해보세요. http://www.hadongkwan.com
화송 쪽지 2015-06-25 23:36
진, 환, 동, 현, 연
김좌진 장군은 안동김씨의 25대 할아버지구요
안동김씨의 26대 김두환 저의 아버님뻘 되지요.
그 뒤로 27대 김태동
28대 김동현
29대 ㅇㅇ연
ㅋㅋㅋ
갑자기 안동김씨 족보가....
호롱불 쪽지 2015-06-25 23:38
화송 푸하하~ 그러고 보니 화송형님이 김씨구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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