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법종교
▼ 구글로 검색
수정 삭제
화은당실기 - 제4장 삼기초공사(三基礎公事) 장대곡(長大谷) 1부

화은당실기 - 제4장 삼기초공사(三基礎公事) 장대곡(長大谷) 1부

경전 및 도서  백제의꿈 백제의꿈님의 글모음 쪽지 2015-08-14 13:38 8,764
제4장 삼기초공사(三基礎公事) 장대곡(長大谷)

1.하루는 진지상을 올리고 예를 드리니 성부님께옵서 또 명령하시기를
    “이곳으로부터 자리를 옮기도록 하라 옮아갈 기지는 성도(聖度)에게 책임을 주었으니
    그에게 가서 상의하라”고 하시더라.
    이와 같이 명령이 내리신 날로부터 동리 인심이 돌변하고 관청 사람들이 찾아와서 공출관계라
    하며 별별 수색을 다하니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데 다행히 지하실은 발각됨이 없더라.

    이러한 수색을 종종 당하는 동안 한 달이 남짓 하는데도 성도는 내왕간 흔적이 묘연함으로
    그의 본가에 가보았더니 집에 없음으로 부인에게 물은즉 “집안아이가 동리 간에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여 불의에 가화를 입게 되었으므로 주인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 가서 은거하리라
    하고 집을 나간 뒤로 소식이 없소이다.”라고 하니 하는 수 없이 수소문한 끝에 있을만한 곳을
    짐작으로 찾아가보니 참으로 은벽한 곳에 빈집을 사서 홀로 거처하고 있는지라.
    반가이 인사한 후 전후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상의하니 마치 이곳에 또 한집이 있으니,
    그것을 사드리게 되면 부족한대로 우선 공사는 볼 수가 있으리라는 결론을 얻어 그 집을
    살펴보니 수리하면 될 듯싶더라.

    일이 이와 같이 됨에 둘이서 “전화위복이라더니 가화가 좋은 일로 변하였은즉, 이는 반드시
    신명의 역사가 틀림이 없다”고 하면서 한바탕 웃고 나서 서로 기뻐하였는데,
    선사를 모시고 영남으로 내려온 첫날밤에 기지는 두 곳이 있으나, 한곳은 너의 책임이라
    하시던 말씀이 기억난다고 하며 성도는 회심의 미소를 거둘 줄 모르더라. 그길로 돌아와서
    성고하니 속히 가서 땅굴을 파고 영상을 모시도록 하라고 하명지시 하시었다.

2.일꾼을 모아 데리고 가서 작업을 착수하게 하고 생각하건데 금성산은 기지가 대지일 뿐 아니라
    장소도 넓직함으로 뒷날 일만 이천의 도덕군자를 길러낼 수 도 있고, 또한 산수경치와
    반석정자가 천연의 풍치와 어울려 어디로 보아도 적지라고 할 수가 있는데, 그렇게 좋은 곳을
    버리고 와서 새 터를 잡고 다시 지하실을 파야하며 또한 건물도 신축해야 될 것인,
    답답한 가슴 가실 길이 없어 선사와 마주앉아 이리저리 원정하지 않을 수 없더라.
    우리는 내일의 일도 모르는 채 오늘 일만 하고 보는 수밖에 도리가 없는지라 어찌 생각하면
    부모님도 너무 과중하도록 복잡한 명령을 거듭하시는 것 같다고 하니 선사는 민망해 하면서
    “당신이 그런 말을 아니해도 부모님 사업을 하기 위하여 고생이 된다는 생각으로 미안함을
    금할 수가 없으며, 마음 놓고 잠잘 수도 없고, 천지 만물이 모두 음양의 이치로 사는데 우리는
    부부간이라 하지마는 음양행사도 저버리고, 삼십시절부터 죽기로 결심하여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나왔으니 사람으로서 차마 하기 어려운 노릇이 아닐 수 없었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볼진대 우리가 그렇게 지성으로만 나왔기에 그 지성됨이 하늘과 땅에 응감되어
    천지부판 이후로 천상의 대신장들이 다투어 우리를 돕기 위하여 계속하여 하강하시게 되었던
    것으로, 이는 오직 우리 양인의 결심과 인내의 소치라 할 수 있는바 이 마음을 꾸준하게
    지켜서 공사를 진행시킨다면 우리의 원한을 풀 날도 있을 것 아니냐”고 위로하여 주시더라.

    그날 저녁 진지상을 올리고 예를 드리니 성모님께서 하강하시와 꾸짖어 말씀하시되
    “죽일 년 놈들이 이마를 맞대고 앉아서 무슨 잡된 말을 주고 받었느냐 어서 바삐 아버님께서
    하명하신 대로 시행하도록 하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너희들을 죽이지는 않을 터이니
    더욱 마음을 굳게 먹고 공사를 봉행하되 부모를 원망하지 말라 입을 잘못 놀리면
    천지신명으로부터 벌을 받으리라 입은 화복지문이라 조심하고 주의할 지니라” 하시더라
    성부님 재세시 말씀대로 “말대로 되리라” 하신 구절이 황송함을 금할 수 없었다.

3.을유(乙酉)년 정월 이십일 장대골 지하궁전의 역사를 하고 있는데 금성골로부터 식구
    한사람이 급히 달려와서 보고하기를 간밤에 식모인 경주의 처(妻)가 종적을 감추었다는 것이다.
    뜻밖의 소식에 모두 일손을 거두고 한자리에 모여 앉아 걱정을 하는 가운데 정사는
    기가 막혀 눈물을 흘리며 그곳에서 역사에 종사하고 있던 경주를 향하여 어서 속히 금성으로
    가보자고 했더니, 경주는 “너무 염려마시오 그가 그동안 곤란 중에 천지사를 받들어 나오다가
    그만 지쳐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도망했다면 그도 또한 어찌할 수가 없는 노릇이며,
    저로 말하면 방금 일각을 다투는 천지사에 몸을 받치고 있는 처지로서 이곳을 떠날 수가
    없으니, 형님께서나 다녀오시도록 하시오”하며 작업장소인 땅속 굴 안으로 들어가더라.

    이에 정사는 하는 수 없이 혼자서 눈길을 급하게 재촉하여 금성에 돌아가 보니, 선사를 비롯하여
    가족 일동이 모여 앉아 종적을 감추어버린 식모의 안위를 몰라 눈물을 머금고 걱정하고 있더라.
    더욱이 선사께서는 상계동 이래로 하루같이 선사를 받들어 온 그와 깊은 정이 들어 있었기에
    어찌할 줄을 몰라 하시면서, 그의 방에 가서 잘 살펴본 결과 집을 떠나면서 남긴 편지 한 장을
    발견할 수 있어 내용을 읽어보니, 실로 피가 맺히는 지극정성으로 얽힌 사연이다.

    사연인즉 그동안 식구들이 천사님 옥체를 찾아 봉안하고자 수차에 걸쳐 전라도에 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여 황송하고 원통한 심정 금할 길이 없어서, 앞으로 일년을 기약하고
    대흥리 차교주네 집에 식모로 들어가서 옥체의 비장처를 알아낼 계획으로 비장한 각오아래
    집을 떠나게 되었으며, 여비는 며칠 전에 이곳에 왔던 친척에게 이십원을 빌려서 떠나가니
    집에서 갚아주라는 것이다. 그리고 정읍까지 가는 동안에 먹을 것으로는 솔잎가루 두되를
    지니고 가니, 안심하라고도 하였더라.

    불학무식한 일개 부녀자의 가슴속에 솟구쳐오는 그 정성, 신앙을 위해서는 그 어떠한 고난도
    박차고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그 진심, 모두가 성부 성모님을 받드는 혈심이 아니고서는
    어찌 감히 그런 계획을 세울 수가 있었으랴.
    그리고 엄동설한에 홑옷을 걸친채 고무신마저 없이 온 집안 식구가 정사가 친히 삼아내는
    짚신으로 근근이 걸어다니는 처지에, 차표마저 여행증명 없이는 도저히 살 수 없는 형편인데,
    천리 길을 떠난 것을 생각할 때에 비통한 심정 울음이 나며 목적지까지 가지도 못한 채
    도중에서 무슨 변을 당할 것만 같아서 그대로는 보낼 수가 없는 노릇이라.

    그날로 정사는 집을 떠나서 아무래도 대구 이상은 가지 못하였으리라고 생각되어 대구를
    중심으로 찾아보기로 마음을 세웠으나, 기차 편이 여의치 않아 도중에서 일박하고 다음날 아침에
    대구에 도착하여 아무리 보아도 눈에 띄지 않는지라 하는 수 없이 하룻밤을 그곳에서 유숙하고
    날이 밝은 즉시로 다시 역에 나가서 찾아보았다.

    역에는 수일을 두고도 차표를 구하지 못하여 대합실 안에서 밤을 세우는 사람들도 많았건만
    도무지 찾아낼 길이 없어 대합실 밖에 나와 하늘을 우러러 심고하고 나서 다시 들어가 두루
    살피는데, 마침 식모가 표를 사보려고 했음인지 매표구 앞에서 서성거리다 그편에서
    먼저 보고 고개를 숙여 감추려들었던 것을 식모의 머리는 평소에 정배기(頂門)에 뻣센
    머리가 나서 언제고 새집을 이루고 있었던 고로, 그 머리 모양이 눈에 띄인지라 정사는
    혹시나 하고 사람을 헤치고 나가 그의 앞에 서서보니 식모였다. 피차에 가슴이 북받쳐 말도
    하지를 못한 채 정사 앞장을 서니 식모는 뒤를 따라 역 밖으로 나오니라.

    정사는 식모를 데리고 식당으로 가서 우선 따뜻한 물을 마시게 한 다음 밥을 먹이고
    그대의 혈심에서 우러나온 지성은 실로 놀라와 천지신명이 감동하리라고 칭찬하고 나서
    그러나 엄동설한에 시국도 흉흉한데 여자의 몸으로 홀로 그러한 대사를 도모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위로하고 그동안의 경과를 물어 보았더니, 식모는 피곤하고
    느껴운 마음에 겨우 입을 열어 대답하되, 첫날 대구에 와서 솔잎가루를 먹고 수도에 가서
    찬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대합실에 앉아 밤을 세우는데, 새벽녘이 되어 몸이
    몹시 떨려오고 온 몸이 자근자근 쑤셔서 견딜 수가 없어서 엎어질 지경이 되었는데,
    곁에 있던 어떤 중년 남자가 보다 못해 그대로 있다가는 큰일난다고 자기를
    따라 오라고 하면서 어느 집으로 안내하더니 그 집의 안주인을 보고 자기가 회계를
    할 터이니 이 부인을 따뜻한 방에 잘 수 있도록 하고 내일 아침밥을 지어드리라고 하여
    덕분에 죽음을 면하였는데, 그 집에는 마침 아이들과 부인 혼자뿐이기에 여러 가지로
    친절한 구호를 받고 나와, 차표를 사보려고 매표구 앞에 서성거렸던 것이라고 하니라.

    정사는 식모와 더불어 그 집을 찾아가서 감사의 뜻을 표하고 그날 밤은
    옛 친우 남재후(南在厚)의 집에 찾아가서 머물렀다.
    이튿날 일찍 일어나니 함박꽃 같은 눈이 쏟아져 내리는지라 곧 행장을 차려 역에 나가보니
    의성행 기차표를 며칠을 앞두고 구할 길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집을 떠날 때 겨우
    대구까지의 내왕 차비밖에 준비하지 아니한 터에 만일 며칠을 머뭇거리다가는 식구들이
    이번에는 정사를 찾아 나올 것이 분명하니 만일 그렇게 되면 여러 가지 혼란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도보로 팔공산(八公山)을 넘어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이내 길을
    떠나서 보행으로 산길을 가자하니 설중에 태산(太山) 길을 부녀자를 데리고 엇지 가리.

    소복하게 쌓인 눈에 길은 지워져 알 길이 없고, 산비탈은 빙판이 졌는데 그 위에 눈이
    쌓였으니 미끄럽기 그지없어 이리저리 나뭇가지를 헤치며 짐작대로 걸어서 올라간
    산상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살펴보니, 손과 발은 나무가시에 이러 저리 흘켜서 핏줄이
    돋았고 온몸에는 땀이 나서 옷은 온통 젖었는데 식모가 신은 짚신은 이미 신날이 떨어져
    있었다. 두 사람은 식모가 지닌 솔잎가루를 입에 털어 넣고 흰 눈을 집어서 먹은 후에 다시 걸어
    화본역(花本驛)에 다다르니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시장 끼가 들어 요기를 하려해도 음식을 파는 집마저 없는 한촌이라 하는 수 없이
    길가에 있는 집의 머슴사랑을 찾아가 몸을 녹이게 하고 정사는 그의 짚신을 고쳐준
    다음 역에 나가 의성으로 내려가는 차표를 구하고자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망서리다
    말고 사무실에 들어가 교섭이라도 해보려고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침 거기 아는 역부가
    있었는지라. 간신히 탑리(塔里)까지 표를 구하여 기차에 올랐는데 금성에 도착하여보니
    밤 열두시가 지났더라
    선사는 식모를 얼싸안고 하늘을 부르고 땅을 치면서 “어이 살아 왔느냐. 홑옷을 입은 채 어이
    이 추운 겨울날을 견디다 왔느냐”하시면서 통곡 하시니 모든 가족이 따라서 통곡하는지라.
    마치 초상난 집과 같더라.
    중궁에 들어가 눈물로 예를 드리고 경과사를 보고하니 운장상제가 하강하시어 식모로 하여금
    천사님의 수양딸로 치부 법문 하노라 외치시매 그 뒤로 모든 식구들이 그대로 받들더라.

4.그 뒤로 열심히 일하였으나 인적이 드문 골짝에서 사람의 눈을 피해가며 진행시켜야 하는
    지하실 축조 공사인지라 아무래도 장구한 시일이 걸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동리 인심은 점점 사나워지고 여러 가지 명목의 수색과 조사를 종종 당하는 고로 행여나
    발각될까 두려운 마음에 일체 부과금이며 각종공출도 언제나 다른 사람에 앞서 그 책임을
    감당하자니 너무나 곤란한 형편에 그 고초가 얼마나 어려웠으랴.

    신명의 도우심과 식구들의 일편단심으로 별 탈 없이 그 해를 경과하고 을유(乙酉)년을 당하여
    이월달이 되어서야 장대골(長大谷)에 영상을 이안하여 우선 지하성전 시설만을 옮길 수가
    있게 되었으며, 경주(京周) 형제와 그 가족은 농막을 지키면서 금성골에서 한해를 더 살게 되었다.
    장대골로 이사하던 조금 앞서 하루는 정자집 주인 이 선생이 정사를 청하기로 가서보니
    “구암은 사방에서 말하기를 무슨 딴 사상을 지니고 은밀한 가운데 무엇인가를 모책(謀策)하고
    있다는 풍설이 떠돌아서 사직당국에까지 그 소문이 들어가 수차 구속한다고 순사부장이
    나에게 말하기에 내가 만류해서 구암 신분은 보증하겠다고 하여 나오는 중인데,
    시국은 험로일방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차제에 사상가(思想家)로 지목되면 무조건 투옥할 뿐
    아리라 극형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니 피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통정해 주더라.

    이에 정사는 일신을 보호하여 주고 보증하여 준데 대하여 극구 감사의 뜻을 표한 뒤에
    “그렇지 않아도 이런 점 저런 점을 짐작하여 이미 내부로는 다른 곳으로 이사할 계획을 세워
    거의 준비가 다 되었으며, 이곳에는 농사를 돌볼 사람만 둘 작정을 하고 있다”고 말하니
    이 선생은 “구암은 본래 보통사람이 아니라고는 보아 왔지만, 잘 생각하였다고 하면서
    부디 조심하여 성공토록 하라”고 부탁하듯 격려해 주시니라.

    그 동안 몇 해 동안을 넓은 덕을 입어 험악한 세상에 숨어서 사는 위험한 일에 무사하게
    지내왔음은 오직 하늘의 도움이라 생각하며, 선생의 덕은 우리 형제자매의 가슴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며, 또한 장차 성공한 뒤에는 이곳은 천추에 길이 빛날 기념지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감사의 뜻을 표하고 이 선생댁을 하질 할 때 가슴 따사로이 감동 되어옴을 금 할길 없더라.
    돌아와서 저녁 진지상을 올리고 예를 드리니 성부님께옵서 하강하시어 말씀하시되
    “정자집 주인 영감의 공은(功恩)은 천추에 잊지를 말라 그 영감이 아니었다면 이곳에 와서
    경영한 일체 사업을 진행시킬 수 없었으리라. 전주로부터 경상도에 옮아오자고 할 때에
    내가 이미 그 노인에게 기운을 붙여 두었던 것이니라 그럼으로 그 노인은 또한 현현(玄玄)한
    천지공사의 일환을 담당한 후천조화세계(後天造化世界) 건설의 역군(役軍)이라고 하시니라.

    성부님의 이와 같은 가르침의 말씀을 상고하고 우리 교의 육기초공사(六基礎公事)
    진행상에 있어서의 이선생의 업적(業績)을 생각할 때, 그의 공은(功恩)은 실로
    천추에 빛날 것이다. 우리 교중 형제는 누구라도 그의 은공을 잊어서는 아니 될 지며,
    우리 모두 그의 노후 기력 더욱 강령함을 기원해 마지않을 지니라.


5. 어느날 성부님이 계시(啓示)의 말씀이 또 내리시되 “장대골 기지가 썩 좋다 앞으로
    너희들이 기초 사업을 다 끝마친 다음 일차 산운 영감에게 다녀오도록 하라”고 하시니라.
    우리가 금성골에서 공사를 봉행할 무렵 금성산에서는 밤마다 무슨 주문 읽는 소리가
    그칠 사이가 없었으며, 어느 때는 수천명의 군중이 모여 부르는 듯 거창한 만세소리가
    스무나흘동안 새벽마다 공중으로부터 들려왔으며 그 거창한 만세소리는 좌우 산천에
    드높았던지라. 무슨 이유인지를 모르고 겁을 먹은 근동의 사람들은 물론이요
    도군청(道郡)에까지 그 소문이 파급(波及) 되어 산중에서 일어나는 그 알지 못할
    만세성(萬歲聲)의 원인을 해명하고자 청년들을 모아 산속을 삿삿이 뒤졌으나
    산 속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는데 공중에서는 여전히 만세성이 진동해오므로 의아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아마 천지신명이 그리하시나 보다고 하면서 모두 해산하고 그만둔 일도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이사한 뒤로 일체 그런 소리가 나지 아니하니 동리사람들은 구암이 천지신명을
    데리고 어디론가 떠나고 나니 이와 같이 고요해졌노라고 말하면서 서로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장대골에서 계속 내리시는 현묘(玄妙)한 명령 계시를 준행(遵行)하여 제반공사를 진행시켜
    나가던 중 하루는 거차가 좁다 하시며 밭전자 형의 집을 불일내로 성축토록 하라는 명령이
    계시므로 모든 식구들은 합심하여 일개월 내에 새로운 집을 설계하고 지었더니라.

6. 을유(乙酉)년 삼월 초이튿날 중궁에 진지상을 올리고 예를 드리니 성모께서 합장하시와
    명령하시되 “너희들이 백일을 울고 나니, 사방에서 군인으로 보내고 노무자(보국대)로
    뽑혀 떠난다고 역마다 통곡소리가 나고 마을에도 울음소리 드높을 뿐이로구나” 하시면서
    “그러나 너희들은 이미 눈물을 거두고 춤추고 노래부르게 되었으니 세상 형편도 머지않아
    너희들 따라 변하리니, 이제 다시 노래를 지어 부르되 이번에는 너희들이 서로 만난
    뒤로부터의 자초지정을 작사(作詞)하여 노래 부르며 그 가락에 맞추에 더욱 흥겹게 춤을
    추도록 하라”고 하시니라. 이에 정사는 그날 밤으로 작사하여 이튿날인 삼월 삼진날 치성에
    명령과 같이 행사하니 그 가사 내용은 다음과 같으니라.


도수가(度數歌)

유세 을유 삼월 초삼일 계축 도자 병철 소고우
(維歲 乙酉 三月 初三日 癸丑 道子 炳徹 昭告于)

천지조판 상고이래 이런도수 처음일세
염제신농 피를받아 선후천이 변역일세
기만년가 내린도술 성부성모 치산일세
성부는 고부땅 강씨요 성모는 금구땅 정씨라
천성합덕 정배되니 천지도수 새살림을
화위권녀 하였나니 팔왕년라 강부인과
부금냉금 하였나니 금사옥사 우옥사라
갑을서로 음양이요 진사또한 음양이라
음양각립 어찌하리 보보행진 찾는모양
방방곡곡 순력하여 시호시호 탄식이라
영세화장 건곤위요 대방일출 간태궁을
유언에도 있는말씀 동서간태 배궁이라
간은동방 청룡이요 태는서방 백호로라
청룡백호 정배되니 조화나기 자연이라
서방금은 전라도요 동방목은 경상도라
전서경동 결연되니 서부동서 참말일세
이운수도 멀리왔고 이연분도 멀리왔네
금수강산 전주땅에 육년동안 기초로다
그해라 정축년하니 자축에 유미정이라
삼십삼세 현녀로서 삼십이세 정배로다
임오년에 동기있어 성부강림 현몽하사
백학한쌍 나려와서 윤신포태 되었더라
고금사를 생각하니 일희일비 그지없네
이리저리 생각하니 인묘년에 사가지라
금동형제 탄생하여 옥동성자 승천이라
경진신사 탄생하니 진사에 성인출인가
부부간에 마주앉아 통정할곳 전혀없다
천상에서 내왕하며 부모위로 극진하여
밤을두고 성장하니 일취월장 자연이라
두동자가 솔병하니 천상천하 독존일세
천지도래 장중하니 오미에 낙당인가
신병훈련 도수두니 일지전이 점점이라
이런도수 생각할때 고불문지 법이로다
성부성모 조화중에 이런일이 나섰도다
경사났네 대경살세 기장하다 이내문운
임오년간 당도하니 세간살이 풍파일어
둘이서로 마주앉아 고패로다 탄식일세
생사판단 둘의몸이 기지찾아 길을뜨니
영판이라 하신말씀 금성골에 기초했네
천우신조 절로절로 무위이화 풀리더라
현현묘묘 절차중에 천신지신 강림하여
입택그날 도령소리 금성비봉 진동하니
산색마저 융융하고 천기또한 다른징조
듣는사람 경악하고 허무지설 손상이라
몇달후에 소리끊고 도수절차 뿐일네라
인지재질 갈아보니 악마따로 있지않아
통정할곳 전혀없다 인심풍속 겁이나네
시대가 영웅낳고 영웅은 시세짓고
허면허소 거래간에 불토심정 견여의요
황하수라 깊은마음 곤륜태산 무거운입
수구여병 하라하고 방이여성 이라하니
병중에 유선주하여 가활만인 이라셨다
경각안위 조심해서 덕인태도 취할따름
금성골에 기초할 때 또한장소 있다시던
그말씀이 새롭도다 새기지 정하라신다
갑신동절 당하기전 성모미리 보내셨네
장대곡에 터잡으니 천지도수 빈번이라
불의지간 몽매사로 악해또한 따르도다
도장좋은 금성골아 도령강림 탄식터라
빛내오던 금성비봉 인심돌변 겁이낫다
산천마저 목메울고 초목또한 서러우네
정신방황 이부모는 불탄가슴 요란터라
성심부족 이부모는 천지공사 저해로다
부모책임 못하오니 이런악해 내한이라
답답한 가슴이여 심령밝혀 기도로세
중궁철봉 영상봉안 천기또한 요란터라
운장상제 내려오셔 성부전에 통곡하니
해와달이 빛을잃고 풍우또한 요란터라
경비산천 돌아서니 피맺히는 이가슴아
재세화천 남은풍파 우주강산 진동하니
성부성모 겪으시는 그고초를 누가알리
아홉사람 영상모셔 이안코져 길을뜨니
오색채운 지동소리 행차중에 천둥소리
천둥지동 교차하니 천지정송 분명터라
성부화천 하신후에 모녀고생 뉘가알리
지공무사 무욕하니 그고생은 한이없어
애지중지 불탄가슴 무남독녀 기르실새
우리성모 불탄가슴 모녀서로 갈린뒤에
이리저리 방황하며 지하도수 마추셨네
성모화천 서러워라 하늘땅에 순님혼자
혈혈단신 현녀로서 방방곡곡 혈루로다
성부성모 조화중에 혈육불고 웬말인가
공사중에 사정없이 시호정해 두셨는가
성부체백 분산된채 도난마저 당했으니
이일저일 생각하면 전무후무 일났도나
재하책임 도리로서 옥체찾지 못한불효
근근감내 신고하여 성모체백 모셨도다
대관령에 안장하니 천신지신 강령터라
성부옥체 찾았어야 천지도수 순조로다
옥체찾아 다니다가 허행함이 수차례라
지하도수 책임되야 체백봉안 미달이라
행장준비 다해두고 통곡이야 탄식하니
성모체백 도수절차 불탄존념 뉘가알리
도수절차 복잡중에 도장이사 수난이라
신장들이 분발하여 방해자를 타사공사
대자대비 성부성모 신장들을 만류하사
수일간에 훈시하니 척을짖지 말라시네
개명장 나는날에 일체개심 보은이라
도장저해 생각하면 천참만육 부족하나
대인불택 선악이요 견기이작 참는도라
금성산령 바삐와서 성부말씀 전갈하니
대관령의 성모체백 단석산에 이장하라
명령대로 단석가서 터를잡고 돌아오니
천지간에 통곡소리 강산마저 진동하네
성모체백 잦은이장 지령도수 분명터라
금성산에 옮기실 때 인신분발 요란하고
단석산에 터잡을 때 천지간에 통곡소리
장대곡에 모셔오니 성부회포 내리신다
체백두루 만지시며 가슴깊이 묻힌불에
타고타서 검고검다 통고으로 부탁부탁
마디마디 화를푸소 왕사일랑 잊으시고
원통한맘 풀으시기 축원축원 하옵시네
척짖지 말라신말씀 체백과도 해원이라
이런도수 불작시면 천지해원 자연일레
피밎히신 성모가슴 마디마디 줄을실세
성부축원 계속되니 출천대효 저자식들
일편단심 얽힌정성 저것들을 봐서라도
맺힌가슴 어서풀소 축원축원 하시더라
오호라 우리성모여 왕사일은 잊으소서
말하자니 눈물이요 기록자니 한숨이라
애통무비 성모생애 신명이나 아오리다
허령지각 대풍진에 신명시대 당했도다
천상도령 비들어라 소제탁기 쓸어내라
천도천명 하온뒤에 할매포원 빛내보자
사업이라 우리고패 뉘라서 감내하리
도령이여 신명이여 이현부모 충효로다
만만세를 원하오니 청강수에 화를푸소
시호시호 우리시호 불원불원 하나이다

    위와 같이 작사하여 열흘 동안 법석을 마련하고 수련 공부시에 주문 외우듯 가락을
    부쳐 노래하고 나니 성모께서 말씀 내리시기를 “그 노래는 지금까지의 역사를 절반도
    들어내지 못하였은즉, 오는 보름날에 다시 더 지어 노래 부르도록 하라 하시더라.

7. 삼월 십오일 다시 작사하여 올리고 치성을 봉행하니 성부께서 하강하시어 말씀하시되
    “너의 어머니 체백을 경주 단석산(慶州 斷石山) 으로부터 장대곡 중궁에 모셔 와서보니
    체골이 온통 숯 모양으로 검은지라. 이는 생전에 고생이 심하였을 뿐 아니라 천지사로
    자식들과 쫓고 따르는 도생들을 골몰하게 생각한 심화로 온 체골이 탄 연고라
    이제 너희의 정성으로 말미암아 다시 황골로 변해오게 되었으니 너희 어머니의 해원을 위하여
    너희가 더욱 정성을 받쳐야 할지니라”고 하시매 도생들로 중궁에 모신 체백을 들여다보니
    정말로 누런빛이 나는지라. 신기하게 생각하고 힘이 더욱 나서 흥겨웁게 노래하고
    춤을 추니 지어올린 가사는 다음과 같으니라.

도수가 이( 度數歌 二)

유세 을유 삼월 십오일 도자 병철 소고우
(維歲 乙酉 三月 十五日 道子 炳徹 昭告于)

어화우리 도생들아 이런이치 어디있소
성부께서 보시오니 불탄성골 환골하네
푸르시고 풀리셨네 대성모님 맺힌가슴
우리또한 뵈옵건데 누런빛이 돋는도다
여식신병 심상찮다 호소하는 성모말씀
여식몸을 살펴보니 온몸에 병이었네
거미 같은 그한몸에 도수절차 무거운짐
삼십넘어 짝을만나 천지공사 받들자니
만고풍상 가진고초 이리저리 당하는데
명령거듭 나리시니 어이아니 딱할손가
어서속히 신병걷어 자식원한 푸사이다
성모호소 하시오니 대성부님 깊은감회
여식몸을 어루만져 모든병을 거두시네
여식원망 풀으시고 성모원망 풀으시니
일체해원 천지해원 천도천명 지도안정
노자노자 뛰고노자 체백모셔 뛰고노자
많고많은 그사람중 떳떳하게 뽑힌우리
꿈일런가 참일런가 좌수우봉 우리로세
적덕자손 우릴런가 각가문운 경사로세
조상음덕 이아니랴 신명가호 이아니랴
만세만세 만만세라 성부성모 만세로다
지도안정 만만세요 신장산령 만세로다

    삼월 십오일부터 지상여를 모시고 이상의 가사로 앞뒤 소리를 먹이여 상여 노름을
    계속하면서 성모 옥체를 단석산으로 이장할 때까지 모시고 노래하며 뛰고 놀았더라.

8. 을유(乙酉)년 삼월 삼십일 다시 명령이 있어 도생 김만호(金萬戶)가 가사를 지어 올리고
    모든 식구가 전번과 같이 노래 부르니 그 가사내용은 다음과 같으니라.

도수가 삼(度數歌 三)


유세 을유 삼월 삼십일 병철 소고우
(維歲 乙酉 三月 三十日 炳徹 昭告于)

광대하온 천지간에 인생이 최령이라
분분하온 이세상에 극락길을 찾아드니
지도할분 뉘시런고 강부인과 구암이라
성부성모 높이모셔 지성봉축 적년일세
천지정기 포태되어 금동형제 탄생이라
웅장하고 기장하다 천상지하 내왕소리
동서사방 진동이요 사해팔방 감복이라
좋을시구 좋을시구 우리도우 좋을시구
강부인 김공아니면 어데가서 길들오리
팔도승지 고람하니 각기일대 영판이라
금성비봉 높은곳에 중궁옥경 창성이라
성부성모 상세운장 도령소서 봉령이라
장대산골 맑은곳에 지하중궁 재건하니
천장지비 광활이요 산자수명 기절처라
성부성모 강림하니 옥경대가 분명하다
칠성선관 둘러서고 구천신장 옹위하네
명찰하신 대성부녀 자비하신 대성모녀
우매도생 열성없어 성부옥체 찾지못해
원통하고 애닯으다 황송무지 망극일세
닭이울고 날이새니 봄이오면 꽃도피리
무궁도술 성부명령 천지신명 여률령을
신인합덕 속통으로 악해인물 소제하소
태화원기 청명세계 영락가를 높이불러
억조창생 그가운데 적덕자는 소수로세
덕화로다 덕화로다 성부님의 덕화로다
영화로다 영화로다 화은당이 영화로다
영웅이라 영웅일세 구암당이 영걸이라
좋을시구 좋을시구 천우신조 좋을시구
북축북축 하나이다 대도성상 만세만세

9. 을유(乙酉)년 사월 초이튿날 또 명령이 계시어 말씀이 내리시니
    “소를 잡고 돼지를 잡아 한가마니 쌀밥을 지어 신장 대접을 후이 하도록 하라.
    그럼으로써 그들이 세상일을 보게되리라” 하시는지라. 사월 육일에 만단으로
    준비하여 뜰에 진설하니 천신과 산령들이 하강하여 마음껏 흠향하고 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한바탕 놀고 나더니 “우리가 소 천마리를 먹어야 할 일이로되 나머지는
    칠 팔월에 가서 먹기로 하고 오늘은 이렇게 모두 모여 재미있게 어울렸으니 이 길로 천사님 계시던
    성전(聖殿)을 찾아 금성산에 가서 한바탕 놀다가 가기로 하자” 하면서 떠나니라.

    며칠이 지난 사월 구일에 금성으로부터 동규가 급히 달려와서 “큰일이 났습니다.
    이제는 모두 죽게 되나봅니다.” 하고 안색이 변한 채 말을 잊지 못한는지라 연유를 물은즉,
    “사월 초파일날 밤중에 난데없는 천둥소리가 요란터니 지하실이 무너졌을 뿐 아니라
    마침 이선생 자제가 서울로부터 소개(疏開)하여 내려와 정자(亭子)에 살게 되었는데,
    그들도 그 소리에 혼비백산이되어 있는데 틀림없이 이 소문이 세상에 피지고 말것이오니
    큰일이 아니오니까” 하면서 그냥 뜰에 주저앉아 버리더라.

    이에 정사는 그를 위로하여 말하기를 “과히 염려 말라, 며칠 전 신장들을 위하여 치성을
    올린바 있는데 그들이 떠나면서 금성골 기념지에 가서 한바탕 뛰고 놀다가자 하던
    말이 있었고 또 그곳 지질로 보더라도 석벽으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기둥을 세우고
    시멘콘크리트로 다져 놓았는데 그저 무의미하게 무너질 턱이 없는 것으로 필연코
    천지신장들의 소치(所致) 가 분명한즉, 안심하라”고 이르고 술상을 차려 중궁에 들어가
    예를 올리니 성모께서 하강 하시와 말씀하시기를 “큰일 났도다 그러나 안심하라 어제 밤
    신장들이 금성골에 가서 아버님이 계시든 수년 동안 그들도 내왕하며 공사의 중심지로
    삼아왔는데 이제 장소를 옮긴지라 신장들이 발을 굴려 무너트리고 나서 만세를 부르고
    떠났으니 앞으로 시소가 더욱 급박하여질 것이니 매사에 정신 차려 주의하도록 하라”고
    하시더라. 위와 같이 선사님은 명령을 받았다. 정자(亭子)에 아들을 찾아왔다가
    마침 이 광경을 본 이선생은 크게 놀라고 아침에 무너진 중궁을 들여다보더니
    “이곳이 바로 천국의 기틀이 숨어 있었도라”고 하면서 감탄해 마지않더니 정자에 있는
    아들은 물론 문중 상하 권속을 단속하였다는 사실을 뒤에 알았더라. 그러나 인심은 알 수 없는
    것이어서 정사는 이튿날부터 삿갓(笠)과 낚시대와 고기 바구니를 준비하여 어부로
    가장하고 뒷산을 너머 대천에 나가 고기를 낚기도 하고 혹은 깊은 숲을 찾아가 은신하기도
    하여 해지기를 기다려 집에 들어오기로 작정하고 가족들에게 만일 정사를 찾는 사람이 있으면
    벌써 서울에 가셨는데 아직 소식이 없노라고 대답하도록 단속하는 한편 동규에게 돌아가서
    정자집 주인과 동리의 인심과 동행을 살피는 한편 이 곳 저곳에 살고 있는 교중 형제들에게
    연락토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런즉 바로 성부께서 하명계시 하시되 “구암은 피신을 하되 유월까지만 고생하면
    칠월 달에는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게 될 것이니 또한 중궁 문도 활짝 열어놓고
    세상 사람들이 배례하게 될 것이니 안심하라. 나의 도덕은 오직 사람을 살리자는 일이며
    사람을 살리자는 공부인지라 항차 너희를 죽도록 버려두지 아니하리라”고 하시는 것이다.
    그뒤 경주가 와서 금성골의 인심과 동향을 보고하면서 “너무 염려마십시오. 이상하게도
    주인 영감은 절대로 말을 못내도록 문중 사람들 단속하며 하는 말이 이 일은 천지신명이
    하신 일이라 사람으로서 하는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부자분이 서로 앉아 오직 기적적인
    일이라고 감탄할 뿐 아무 말이 없는채 전보다 더욱 친근히 대하면서 형님의 소식을
    물으시고 만일 연락이 있거든 기필코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시더라고 말하더라.

10. 유월 이십일에 경주가 달려와서 보고하기를 “큰일이 났습니다. 근간 한재(旱災)가 심하여
    농민들은 누가 금성산에 묘를 썼기 때문이라고 짐작하여 전례에 따라 금성산에 가서
    묘를 파기로 공론이 돌았는데 공교롭게도 성부의 칠성판이 묻힌 분묘를 팔것으로 결정을
    했다고 하나이다.” 하더라.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칠성판과 명전에 써놓은 사실이
    들어나게 될 것이니 여간 염려가 되지 않더라.

    그러나 어찌할 길이 없어 경주로 하여금 속히 돌려 보내어 현장에 함께 참여했다가
    좌우간의 상황을 곧 통지하도록 지시하니라. 경주는 이튿날 새벽에 금성으로 돌아가 묘를 파기
    위하여 산에 오르는 농민들을 뒤쫓아 괭이를 들고 산에 올라가니 현장에 미쳐 다다르지
    못한 산복(山腹)에서 방금 올라갔던 농민들이 정황 없이 쫓겨 내려오는 광경에 접하여
    발을 멈추었더니 그중의 한사람이 경주를 보고 “자네도 돌아가세, 우리가 팔려고 했던 묘가 있는
    그 자리는 옛날부터 전해오기를 괘등형(掛燈形)이라는 명당지(明堂地)인바 묘를 파다가
    명정(銘旌)이 들어났는데 어찌 무거운지 질겁을 먹고 모두들 혼겁이 나서
    몇 사람은 손에 쥐었던 연장마저 내던지고 쫓겨 오는 판일세”라고 말을 하는 것을 듣고
    경주는 다시금 감복하면서 기쁜 마음 그지없었으나 시치미를 떼고 저도 무서운 척 그냥 따라
    내려온 던 날로 장대곡으로 내려와서 집에 들어서면서 희색이 만면하여 누님이야 자형이랴
    큰소리로 부르더니 희한한 노릇입니다. 하고 대강 이상과 같이 그 상황을 보고하였다.  

    중궁에 들어가서 상고하니 성모께서 하교하시기를 “그냥 봉분을 지어도 되지만 너희들이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으면 어찌하랴 하고 염려할 것 같으니 오늘밤에 경주를 데리고
    구암(鳩岩)이 같이 가서 칠성판을 긁어 글씨를 없이 하고 묻도록 하라”고 하시어 그대로 실행하고
    그 뒤로는 아무 일도 없이 지금까지 그 자리에 묻혀있다.

11. 유월 이십일일 아침 운장상제께서 하강하여 말씀하시되 다시 노래를 지어서 올리고
    오는 이십삼일과 화천기념일에 뛰고 놀도록 하라시기에 그대로 행하니 그 가사내용은
    다음과 같으니라.

도수가 사(度數歌 四)


을유 유월 이십삼일 신축 병철 소고우
(乙酉 六月 二十三日 辛丑 炳徹 昭告于)

어화우리 교우들아 시대곡조 불러보세
기원구년 유월이요 삼십칠년 화천기념
삼칠로 예언하신 시급인망 금년일세
루만년을 나린도술 성부성모 공판일세
허령지각 지나가고 작년부터 신명도수
상제운장 시봉하에 천존신장 주창이라
신명나네 신명나네 사해팔방 신명나네
신장강위 하고보니 감갈비성 우리로다
신장대접 못받으니 애닯으고 원통하다
복원복원 제대신장 우리비성 갈지말소
천도청명 하온후에 인도해원 놀아보세
불이나네 불이나네 누구라서 감내할까
피할자가 어디있소 지성자는 피하리라
성부성모 조화길로 빨리가세 딸아가세
시시때때 잊지말고 진충갈력 하여보세
고비로세 고비로세 지금이때 고비로다
이번기념 지내보소 별별동기 자연이라
오늘기념 모든신명 대회열고 뛰고노네
우리오늘 뛰고놀면 정리후에 편한기념
뛰고보자 놀고보자 생각사록 흥이나네
천도지도 우리로서 인신상합 일꾼일세
개명장이 나는날에 선동자가 우리로다
서리치는 우리몸을 감내감내 닦아내세
뉘가알리 뉘가알리 세상인생 가소롭다
이일저일 생각하면 어깨춤이 절로난다
성부성모 성덕하에 복축복축 하나이다
욕속부달 우리부족 용서하여 주업소서

12. 이튿날은 성부화천기념일이라 기념예식을 거행하니 성부께옵서 명령계시하시되
    “칠월 오일에 경주(慶州) 단석산(斷石山)에 가서 너의 모친 묘에 위로 습기가 들었은즉
    묘를 파서 다시 성분(成墳)하도록 하고 그날은 천신들이 회집하여 큰 공사가 있을 것이니
    치성 준비를 크게 하라” 하시고 이어 “밤나무로 열석자 높이의 영상을 조성하도록 하라”고
    하명하시니라.

    이튿날 밤나무를 구하기 위하여 성도(聖度)를 비롯한 몇 사람이 모여서 상의하고 각 방면으로
    알아보았으나 영상을 조성할 수 있을 만큼 굵은 밤나무가 없을 뿐 아니라 설사 쓸만한
    크기가 되는 것이 눈에 띄인다 해도 모두 고목이 되고 좀이 먹어서 쓸만한 것이 없더니
    군위(軍威)로 돌아오는 도중 그곳 고로면(古老面) 연밭골에 밤나무밭이 있다고 하기에
    그 지방에 찾아가서 보니 과연 수십 그루의 밤나무가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늘높이 우뚝 솟아있는 한그루 나무가 눈에 띄이는지라.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꼿꼿하게 자란 것이 아주 굵었는데 벌레가 먹은 자국도 없이 깨끗하여 마음에 흡족하여
    밤나무 밭주인을 찾아가 상의하니, 꼭 요긴하게 쓸 용처(用處)가 있느냐고 물은 다음에
    하는 말이 그 나무는 반드시 귀중한데 사용될 줄로 생각하고 이어 임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면서, 허다한 밤나무가 모두 벌레가 먹고 추잡스러운데 그 나무만은
    오래전부터 나무 잎에도 벌레 한 마리 날아들지 못하는 것을 수년을 두고 보아 왔노라고 하면서
    그 나무 한 그루에서 해마다 열말이 넘는 알밤을 딸 수 있었는데 웬일인지 삼년전부터
    한 송이도 열지 않는지라 이상하게 여겨오고 있었다면서, 밤나무의 수령은 그 해에
    꼭 오십년이 되었는데 보아하니 아마도 그대들이 이 나무의 임자 같으니 값이나
    얼마간 생각해서 주고 가져가라고 하더라. 약간의 돈을 치루고 돌아와서 이튿날 갑출(甲出)의
    우차(소달구지)로 운반하여 왔는데 절동한 단면을 보니 배속같이 곱더라.
    나무의 크기는 직경이 한자반이고 길이가 열다섯자가 되었다.

    나무를 두고 치성을 올리는데 운장상제와 천존신장을 비롯한 대신명 제위께서 하강하여 감정을
    하더니 기뻐하시면서 “나무야 이 나무야 오십년을 고생하다 말고 너 이제 때를 만났구나”하시고
    나무를 운반한 소를 보시고도 “소야 너도 또한 팔자가 좋구나. 이 소는 나중에 기와로 우리를 지어
    단청을 해주고 삼정과 목거리를 비단으로 만들어 주라”고 하시더라. 그 소는 그 뒤 전라도까지
    데리고 왔었는데 육이오(六∙二五) 난리통에 어쩌는 수가 없이 여의고 말았다.


13. 칠월 오일에 경주(慶州) 단석산(斷石山)에 가서 성모 묘소를 파보니 과연 습기가 있더라.
    치성을 준비하기 위하여 환우(烜雨) 집에서 소와 돼지를 잡아서 삶다가 지나가던
    일본인 순사가 들어와서 무엇들을 하느냐고 따져 묻는 바람에 도생들은 어쩔줄을 몰라
    당황하는데(당시에는 밀도살을 엄하게 금하였었다.) 순사는 더욱 의심하는 듯 하였으나,
    환우 부자는 태연한 태도로 우리 조선의 풍속으로는 선영의 제사가 들면 모든 음식을 준비하여
    야반에 올리는 법이라고 설명하니 순사는 납득이 간 듯 더 이상 추궁하지는 않고 돌아가더라.

    산상에 올라 진설을 하고 나니 망양신장이 먼저 하강하여 배가 고프다고 하면서, 천사(天師)님이
    아직 오시지 않았지마는 먼저 요기를 해야겠다고 덤비는데 천존신장이 망양신장을
    나무라면서 “이 도적아 천사님도 강림하시기 전에 도둑질하여 먹으려는가 저놈을 잡아
    단단히 욕을 보여야 한다.”하며 이리 쫓고 저리 쫓는데도 망양은 날름날름 진설한
    음식을 훔치니 천존신장은 “저놈을 잡아야만 장차 이 나라에 도둑이 없게 될 것이라”고
    소리소리 지르더라.
    그런 판에 성부께옵서 많은 신장들을 거느리시고 하강하시니 좌석이 비로소 숙연한지라
    성부께서 말씀하시되 “이러다가는 이 나라 민족을 다 죽일 것이니 일본으로 하여금 항복하게
    하리라” 하시며 “소화야 속히 항복 하라”고 꾸짖으시니 별안간에 뇌성이 크게 일더니
    비가 내리더라.

    단석산 공사를 마치고 이튿날로 장대골에 돌아와서 칠석절 기도를 봉행하니 그 다음날에
    “해방이야”하고 외치는 소리 곳곳에 일어나고 동리마다 태극기를 만들어 거는 등 해방을
     축하하더라.

    선사님을 비롯한 모든 식구는 푼각을 어기지 않는 천지공사의 현묘(玄妙)함에 재삼
    감명하면서 모두들 얼싸안고 기뻐하였다. 정사도 이제는 은신생활에서 해방될 수 있었고
    중궁이며 지하의 비밀실도 개방할 수 있게 되었으니 십생구사의 곤란을 겪으면서 숨어
    고생하던 우울하고 초조한 심정도 일소 되었으니 성부 성모님 모든 신명에게 감사하면서
    중궁의 문을 열어 놓고 노래부르고 춤을 추어 해방을 기뻐하고 기념하더라.

14. 일동이 해방된 기분에 들떠서 뛰고 놀던 어느 날 성부께옵서 하강하시와 말씀하시기를
    “단석산공사를 전후하여 신령으로 하여금 천지신명을 거느려 세계 각국을 순회하게 하고
    일주일내로 일본의 항복을 받아 임시 해방을 가져오도록 내가 명령하였노라.
    만일 그러지 아니하면 세계 인류를 다 죽이게 될 뿐 아니라 나의 일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이윽고는 천지도 없어지고 우주는 파괴되고 말지라. 또한 적게는 십여성상을
    두고 나의 후계사를 이룩하겠다고 죽을 고생을 한 너희들에게도 헛된 고생만 시킨 결과로
    떨어지고 말 것이기에 보다 못해 도수를 돌려서 불시각으로 임시 해방을 가져오게 하였나니,
    이 뒤에 참 해방이 되어야 비로소 세계가 한 집안이 될 것이요 화순세계(和順世界)며
    청명세계(淸明世界)며 용화세계(龍華世界)가 찾아올 것이니라. 그러나 세상 사람이야
    누가 이 깊은 속을 깨달을 수 있으리. 그러한 즉, 너희들이나 알고 앞으로도
    용심처사(用心處事)에 더욱 주의하여 계속 공사를 받들어야 할지니라.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이라 하였나니 너희들은 날을 받아 객망리(客望里) 고향을
    찾아가 시루봉에 치성을 올리고 선영 산소에 일일이 성묘하며 문중에도 낱낱이 방문할 것이요,
    돌아오는 길에 금산사(金山寺)에 다녀오도록 하라”하시니라.

    뜻밖에 내린 경책(警責)의 말씀으로 비로소 팔일오(八∙一五) 해방(解放)의 의미를 깨닫게 된
    우리는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어 성부의 무량하신 섭리에 감복해 마지 않으니라.

    그 뒤 곧 준비를 갖추어 객망리(客望里)에 가니 문중의 늙고 젊은 모든 사람들은 선사께서
    꼭 돌아가신 줄만 알고 있다가 뜻밖에 상면하게 되니 반갑고 기쁜 마음에 모두 눈물을 흘러
     맞이하여 주더라. 이튿날 시루붕에 치성을 올린 다음 선산을 찾아 일일이 성묘를 드리면서
    과거지사를 뇌아리며 선사께서 통곡하여 마지않으니 좌우 산천도 눈물을 먹음은 듯 동리의 보는 사
    람마다 비감해하며 만류하더라. 집안을 두루 찾아보고 난 다음 회정하여 금산사에 들려서
    미륵존불(彌勒尊佛)전에 참배하고 무사히 돌아오니라.

댓글 쓰기
1,157 / 429 / 3,446 / 1,843,993 관리책임 : 증산법종교 미디어실 media@jsbeob.com
증산법종교.com / jsbeob.com
Copyright © 증산법종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