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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현직 항해사의 변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현직 항해사의 변 2

열린마당  정성백 정성백님의 글모음 쪽지 2014-04-17 16:07 7,148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현직 항해사의 변 [329]


주소복사 조회 113542 14.04.17 13:06 신고신고





어제 부산신항에 입항한 직후, 이런저런 수속 절차 등으로 바쁜 와중에 맛폰으로 뉴스를 전달받은 선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진도 부근에서 여객선이 침몰했단다"

헐...?? 이런 저런 외부 정보를 쉽게 받기 어려운 선상생활이지만 이런 소식은 엄청 빨리 들어온단 말야 ㅡㅡ

 

마침 본인은 휴가를 받게 되어 귀가하는 내내 뉴스를 볼 수 있었고, 현장 취재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을 항해사의 눈으로 언급해보고자 한다.

 

1. 급작스런 전복?

 

 세월호에서 구조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니 '쿵' 소리가 난 후 거의 2분 이내에 선체가 기울어졌다고 한다. 그 말인 즉슨, 선박의 복원력이 너무 과대하거나 과소하여 기울어짐이 발생한 직후에 정상으로 회복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되겠다. 전문적인 용어로 "GM"을 언급할 수 있는데, 이 GM이라는 것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선체의 무게중심(G)과 선체의 Metacenter(일정 배수량에 대한 선체 동요 복원 능력을 나타내는 수치. 전문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정의하면 선저 용골에서의 상향거리로 표현한다)간의 거리를 뜻한다. GM이 크면 외력의 영향을 쉽게 받는 상태가 되고, GM이 작아지면 운동속도는 느려지지만 외력의 영향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0.5m 이상의 GM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해당 선박은 총톤수 6825톤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는 실 배수량이 아니라 관청에 등록할 때 사용되는 숫자이기 때문에 단순히 크기로만 생각하면 좋겠다(전문적인 부분은 공부하면 된다). 실제 운항중 배수량이 얼마나 되는 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 금번 사고 당시에는 DWT(재화중량)의 한계에도 못미치는 선적 상태에서 운항중 하계 최대 흘수 6m 20cm를 유지했을 리가 없다. 청해진해운의 내부 운항 지침이 어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근래에 들어 발견되는 해운업의 트렌드는 최대 경하 배수량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여 연료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지상과제인 만큼 Ballast Water 및 연료유 보유량도 최소로 하였을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며, 그만큼 실 배수량이 작았을 것이라는 점, 더불어 흘수가 상당히 낮은 상태였을 것이라는 점이 예상된다. 본인은 약 2.5~3.5m 범위 내의 흘수로 운항했을 것이라 추정하는데 이부분은 언론을 아무리 뒤져봐도 아무도 지적을 못하는 내용이다. 왜?? 모르니까. 여기에서 문제점을 두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흘수가 낮아지면 Metacenter 수치가 과대하게 올라간다는 점이다. GM이 커지는 만큼 Rolling 주기가 빨라지는데 이게 주변 외력과 겹치게 되면 복원력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둘째, 흘수를 낮추기 위한 방법은 선저부에 적재하는 Ballast Water 및 연료유의 양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우선이며, 이 경우 선체의 무게중심이 수면에 가까이 올라오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 언론에 공개된 선체의 형상을 보고서 본인이 내린 결론은 G의 위치가 수면에 가까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 파란색으로 도장된 부분이 수면하 배수용적의 한계이다.

 

2-1. 선박 침몰 과정에서 발견된 선저부 분수 형상

 

 본인은 Ballast tank 내 해수 유입으로 인한 압력 증가에 따른 공기 유출로 보았고, 그 원인은 두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첫째, 정확한 도면을 대조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선박이 Ballast tank 하부에 매 2.5년마다 실시하는 정기 입거 검사를 위한 Drain Plug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탈락되었을 확률이 있다. 대개의 경우 검사 종료 후 실 운항 전 용접으로 마무리를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파괴하지 않는 이상, 용접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

 둘째, 선체 외판의 파손이다. 선체가 뒤집어질 만큼 큰 힘을 받는 상태에서 겨우 10mm 안팎의 두께를 가진 철판 또는 해당 부위에 존재할 수 있는 용접선이 견딜리가 없다. 이부분은 선체 침몰의 주요 원인은 아니나 중요 현상이므로 간단히 언급만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겠다.

 

2-2. 선저부 분수 현상이 시사하는 문제점

 

 위에서 중요하다고 한 점에 대해 우선 다음의 설명이 필요하다.

 선체의 종강도를 추정하는 계산 및 결과물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선박의 감항성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지표중 가장 중요한 것에는 굽힘응력(Bending Moment, BM)과 전단력(Sheering Force, SF)이 있다. 말로만 설명하면 애매하지만 BM은 젓가락을 잡고 가운데를 위로, 양 끝을 아래로 힘을 주게 되면 발견되는 선체의 휨 현상이고, SF는 젓가락의 일정 부분을 중심으로 양쪽에서 서로 방향을 달리하는 힘을 주었을 때 그 일정 부분에서 발견되는 변형력이라 생각하면 된다. 대개 선체의 각 부마다 허용되는 BM과 SF의 수치 한계가 있고, 이 한계치를 100%로 하여 선체에 미치는 힘을 %로 산출하는데, 적절한 감항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수치들이 100%를 넘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 조절하는 방법은 Ballast water의 주입, 연료유의 이동, 선적되는 화물(이번의 경우에는 승선중인 여객도 포함한다)의 적절한 분배를 통해 이루어지게 되며, 이는 일등항해사의 직무 역량을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와서, 선체 외판의 파손으로 문제점을 주목하자면, 이 BM이나 SF의 수치가 100%를 넘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100%를 넘어서게 되면 당연히 응력의 일점 집중으로 인한 선체의 파괴가 발생하고, 대개의 경우 선체 외판에서 이러한 파괴가 시작되어 타 구역으로 전도된다. 암초가 존재할 수 없는 해역, 그리고 엄청나게 낮은 흘수로 추정되는 상태에서 "쿵" 소리가 났다는 점에서 추정컨대 BM 또는 SF의 한계치 초과로 인해 선체의 파괴가 시작되는 시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지극히 추상적이지만,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사족으로, 올해 2월에 정기검사를 실시했다고 하였지만, 중소선사인 만큼 선체 전반에 걸친 정밀검사를 수행하진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저 검사를 위해 수리조선소 내 건조도크(Dry dock)에 입거한 후 초음파 비파괴 검사 등을 수행해야 하는데, 중소 선사 입장에서는 입거기간이 곧 비용이기 때문에 일단 대충대충 마무리하고 끝냈을 수도 있다. 더불어, 주관 선급인 KR에서도 검사관들이 현장을 꼼꼼히 보는게 아니라 외부 업체에서 발행한 레포트만을 가지고 검사 통과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검사가 정확해봤자 얼마나 정확할까?

 

3. 선장과 항해사, 그리고 퇴선훈련

 

 선장은 그 선박의 최종 책임자이다. 재선의 의무가 있다. 항해사 역시 실무를 담당하는 책임자로서, 선박/재화/인명의 안전을 최 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선장이 꼭 마지막에 남아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괜히 멋있으라고 하는 장면이 아니라는 말씀. 이건 고급선원의 상무다.

 그런데... 제일 먼저 도망쳤다고 한다. ㅅㅂ... 항해사로서 솔직히 쪽팔려서 못살겠다.

 일반 상선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훈련은 소화/퇴선 훈련이다. 이 과정을 친숙화하지 못해서 항만국통제검사관에게 지적을 받거나 아예 출항 정지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아마 부산과 광양이 좀 심할듯?

 여객선에서는 특히나 퇴선훈련을 가장 중요시 해야한다. 인명안전이 최우선이니까. 그리고 퇴선을 위한 친숙화훈련은 모든 승객을 포함해서 반드시 시행되어야 하지만... 밤 9시에 출항해서 한밤중에 훈련을 진행할리도 만무하거니와, 평상시에도 훈련을 안했을거라 예상한다. 귀찮잖아? 그렇다고 아침먹고 조금만 있으면 제주돈데 미쳤다고 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면서 훈련을 진행할까??

 이미 선교에서는 항행불능 상태에 대해 파악을 하고 퇴선을 위한 조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더 미칠 노릇은 승객을 안심시키려 했는지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라는 방송을 했다는 것. 그네들의 생각에 승객들이 혼란을 야기하면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봤겠지만, 핵심은 실내에 자리를 잡고 있는것보다는 퇴선이 용이한 자리에서 집결할 수 있도록 조치했어야 한다는거다. 하다못해 통로나 외부 갑판에 자리를 잡았다면 최소한 외부로 나올 길은 있는거니까.

 이 부분은 고급선원들이 제때 올바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빠른 시간 안에 능동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것이 최대의 문제다.

 

 

초기 대응부터 지금까지 어찌나 중구난방인건지...

그나마 구조된 인원들에 대한 사후 조치만은 그럭저럭 봐줄만 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총체적 난국이다.

만약 초기 대응때 목포 인근에 있는 예인선들을 전부다 끌고 가고, 최소한 주변을 통항하는 상선들에게도 예인을 요청했다면 완전히 선체가 뒤집어지는 상태까지는 가지 않았을까??

이미 일어난 일을 뒤집어 엎을 수는 없지만, 초기 대응이 항상 중요하다는점. 언제나 일어난 뒤에 깨닫게 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
눌치 쪽지 2014-04-17 16:30
참..
기가차는 이야기네여~~
화송 쪽지 2014-04-18 00:42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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