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부르는 향신료
사랑을 부르는 향신료-(음식백과 퍼온 글)
사프란은 붓꽃과의 식물로 동양이 원산지이며, 유럽의 프랑스, 스페인, 모로코 등지에서 재배되었다. 9월에서 10월 사이 3번 정도 피는 꽃의 암술대를 채취해 향신료 사프란을 만든다. 현재 향신료로서 가장 비싼 사프란은 기원전 18, 19세기부터 향신료로 사용되어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와 『구약성서』 등에서도 언급되며, 중세의 요리에는 거의 대부분 사프란을 사용할 정도였다. 중세 의학 분야에서 가장 이름이 높았던 살레르노 학파는 "사프란은 기분이 좋아지게 함으로써 원기를 회복시켜주고 간을 치료함으로써 수족을 튼튼하게 해준다"라고 칭송했다. 또한 사프란이 최음제라는 주장도 있었다. 그래서 고대부터 향주머니 안에 사프란 한 줌을 넣고 다녔으며,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사람들은 사프란 분말을 '사랑의 흥분제'로 애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나친 복용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열대 아메리카의 덥고 습한 지역이 원산지인 바닐라는 보통 열매가 다 익기 전에 수확해 발효를 시켜 특유의 향을 얻는다. 바닐라 열매는 성적인 흥분을 높이는 식품으로 알려져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생바닐라를 젊은 남성들의 강장제로 사용했다.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도 익기 전에 딴 바닐라 열매를 '사랑의 미약'으로 여겼다고 한다.
그리고 인도가 원산지인 후추. 아직 덜 익은 초록색 상태의 후추 열매를 수확해 끓는 물에 10분 정도 담갔다가 건져내서 햇볕에 말려 만든 것이 우리가 이용하는 향신료인 검은 후추이다. 반면에 열매가 완전히 익었을 때 물에 담갔다가 외피를 제거하면 흰 후추가 되는데, 검은 후추에 비해 덜 자극적이며 값이 더 비싸다. 이 후춧가루의 강한 맛을 즐기는 사람은 그만큼 정력도 강하다는 말이 있으며, 중세에 후추는 미각적인 효과보다는 의학적인 효과 때문에 주로 이용했다고 전해진다. 중세의 의사들은 후추를 생강, 아니스 씨, 선백리향 등의 분말과 함께 설탕을 넣고 최음제로 처방했다고 한다. 또한 파슬리는 비타민이 풍부하여 일찍부터 '마녀의 향신료'라고 불려왔다. 파슬리의 성분이 여성을 자극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한다.
언젠가 한 미식가가 송이버섯의 향은 참으로 '음탕하다'고 표현했고, 어떤 이는 초여름의 싱싱한 아스파라거스를 볼 때마다 괜스레 볼을 붉히게 된다고 했으며, 혹자는 담배를 피우는 모습에서 묘한 성적 매력을 느낀다고도 했다. 송이버섯의 향은 '메칠신나메이트'라는 성분으로 송이 알코올과 섞인 것인데, 상상하기에 따라서는 흡사 체취와도 닮은 데가 있다. 아스파라거스의 형태는 묘한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실제로 아스파라거스나 남자의 고환을 닮은 양파, 감자, 토란 같은 음식, 즉 성기를 닮은 음식들은 특히 남성을 위한 정력식품으로 여겨져 많이 먹어왔다. 자라나 장어 요리가 사랑받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흡연은 스트레스, 우울증과 함께 성욕을 저해하는 3대 원흉 중 하나이다. 이렇듯 각자가 받아들이는 음식의 이미지는 백인백색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 E가 성욕과 관계가 있다고도 한다. 이는 한 연구 보고에서 비타민 E가 결핍된 쥐들의 고환과 난소가 위축되기 시작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 쥐에게 비타민 E가 풍부한 음식을 제공하였더니 쥐들의 위축된 생식기가 다시 회복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경우에도 비타민 E가 부족하면 성욕이 감퇴되는 경향이 있으나, 정상 수준인 경우에는 그것을 더 보충했다고 해서 성욕에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음식과 성이 결합해 발산하는 힘은 8할이 이미지의 덕이 아닐까. '사랑의 힘'이란 최면이요, 도취란 뜻이다. 최고의 강장제보다는 섬세한 기포의 프랑스 샴페인과 섹시한 음식으로 거론되기도 했던 산딸기의 결합이 더욱 은밀하게 유혹적이지 않은가. 우리를 취하게 하는 요염한 최음제, 그것은 섹시한 이미지를 등에 업은 맛깔난 음식들이다. 미각의 엉큼한 장난이다. 그래서 최고의 식재료로 통하거나, 유익하여 일상적으로 취하는 음식이거나, 맛있는 음식은 모두 섹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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