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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내기 7

열린마당  솔방울 솔방울님의 글모음 쪽지 2015-07-19 20:36 4,549
내 기억으론 학교 들어가기 전의 일이다.
10원 내기를 자주 했는데 지금의 값어치로 따지면 1만원쯤 되는 액수이다.
  
어느 날

큰형이 둘째형 보고 말하길 지붕(초가집)에서 마당으로 뛰어내리면 10원을 주겠노라고 하자마자 둘째형은 재빨리 사다리를 타고 지붕에 올라가서는 흙 마당으로 뛰어내렸는데 그만 다리가 뒤틀리면서 삐그덕 해버렸다.
 
둘째형은 울면서 10원을 달라고 했지만 큰 형은 못 주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돈이 없었던 모양 같다.
 
큰형 말로는 "둘째형이 착지를 정확히 못한 것"이기에 다리가 삐었을망정 게임상 무효라는 것이다.
 
둘째형이 억울해서 다리를 절면서 다른 것을 하겠다고 하자
큰형이 나무도마를 세워놓고는 단검(부억칼)을 꽂히게 하면 10원을 진짜로 준다고 하자마자 또 둘째형이 단검을 거꾸로 잡고 힘껏 던졌다.
 
근데 칼이 앞으로 안가고 아래 발등에 꽂혀버리고 말았다.
둘째형이 울고불고 하면서 10원을 달라고 해보았지만 잘못 던졌기 때문에 10원을 줄 수 없다고 했다.
 
며칠 후 내가 큰 형에게 제안했다.
 
형아~!
응~?
 
힘쎄?
그려!
 
그러면 내가 허리띠(당시 헝겁을 길게 하여 바지를 묶음)를 이빨로 물고 있을테니까 한번 잡아 당겨봐~ 힘쎈가 보게~


 

 
그러면 내가 10원 줄께~
그래?
 
???
 
갑자기 입안이 박하사탕 먹은 것처럼 화~! 그런다.
조금 있으니 피가 뚝뚝 떨어지면서 아프기 시작한다.
 
큰형이 어설피 물고 있는 상태에서 재빠르게 허리끈을 당겨버리는 바람에 내 아랫니 2개가 고목나무 쓰러지듯 덜렁덜렁 하니 빠져버리게 되었고 윗몸쪽 2개는 빠질려고 흔들흔들 춤을 추웠다.
 
엉~엉~엉~    
치과도 흔하지 않던 시절이라 어쩔 수 없이 펜치로 물려서 아랫니 2개를 뽑아내고 윗니는 살살 달래서 밀어 넣었다.
 
결국 나는 열 받아서 10원을 안 주었다.
주머니에 10원은 있었다.
 
훗날 아랫니가 안쪽으로 밀고 나와서 읍내 병원을 찾아갔는데...
의사 왈 : 시간 날 때마다 혀로 밀어내세요.
 
그래서 날마다 혀로 바깥쪽을 향해 밀어댔다.

이 모습이 남들에게는 이상한지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보면서 킥킥 웃어댔다.
입다물고 아랫니를 혀로 바깥쪽을 향해 한 달간 계속 밀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약간 저능아 모습)

어른이 되어 이가 특별하게 잘 자라서 다행인데 뭔가 모르게 발음이 100% 좋지는 않았다.
눌치 쪽지 2015-07-19 20:43
참! 재미있고 아련한 옛날 이야기네요~ ^^
저는 그렇게 아웅 다웅한 형이 없어서 어릴때
가장 부러운게, 내가 맞고 들어올때 대신 때려주는
형있는 사람이 제일 부럽더라고요~~ ㅎ ㅎ
솔방울 쪽지 2015-07-19 20:52
눌치 저라도 있었으면 함께 팼을텐데요ᆞ지금 말하세요ᆞ그 놈 어디삽니까~ㅋ
눌치 쪽지 2015-07-19 20:55
이제는 언놈인지도 잊어 버렸네요~~ ㅋ ㅋ ㅋ
솔방울 쪽지 2015-07-19 20:58
눌치 그 사람 운도 좋네요~ㅋ
눌치 쪽지 2015-07-19 21:00
솔방울 ㅋ ㅋ ㅋ~~
화송 쪽지 2015-07-20 22:20
심한 장난꾸러기 삼형제였네요.
엄마가 속 썪었겠네요.ㅋㅋㅋ
솔방울 쪽지 2015-07-21 13:44
화송 다양한 에피소드가 많아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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