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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서리

송편서리 1

열린마당  호롱불 호롱불님의 글모음 쪽지 2016-09-12 04:05 3,345
추석은 정말 풍요로운 날이다.
아무리 못사는 집도 차례상을 준비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 전날 밤이면 친구들과 동네 한 바퀴를 돌면 송편이 수북해진다.
동네 한 귀퉁이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각자 훔쳐온 송편 수량에 입이 딱 벌어진다.

집집마다 송편을 쪄서는 식히기 위해 대나무로 엮은 바구니에 담아 장독대에 놓아두곤 했었다.
이 장독대에 진열된 송편을 한 개 아니면 두 서너개씩 집어다 맛을 보거나 모아서 보면 꽤 많은 양이 되었다.

어떤 집은 소가 통팥이 들었고, 콩가루가 들었고, 밤이 들었고, 대추가 들었고, 깨가 들었고, 꿀이 들었다.
집집마다 소가 다르고 맛도 달랐다.


 


먹을 때 송편에 달라붙은 솔잎도 잘 떼어내야 한다.
안 그러면 입속을 찌른다.

너무 급히 훔치면 대나무 바구니를 엎지르기도 한다.
살금살금 달빛에 송편을 보면서 손을 뻗다가 그만 바구니를 통째로 건드리게 되어 넘어지게 되는 것이다.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야 한다.
잡히면 안 되기에..


 


송편이 엎어진 집이 궁금하여 다음날 그 집 꼬마보고 묻는다.
너 송편 먹었어?

응~
먹었단다.

사실인즉 흙과 모래 등이 살짝 박힌 송편은 물로 깨끗이 씻으면 된다.
그렇게 해서 차례상에 올린 것이다.

하얀 달빛에 옹기종기 모여 송편을 먹으며 행복하던 모습이 그립다.
그 친구들은 뭐하고 살까?
 
호롱불 쪽지 2016-09-12 04:05
법종교 어르신들 도생님들 즐거운 추석 되십시오.
항상 고맙습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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