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직 마음을 볼 뿐이로니 머리에 무슨 관계가 있으리오."
깊게 생각해 봅니다.
대순전경3-37 공우 천사를 따른 뒤로 여러 제자들이 모두 보발(保髮)하였으므로
삭발(削髮)한 자신이 한 물에 싸이지 못함을 불안하게 생각하여
머리를 길러 수삭(數朔)후에 솔잎 상투에 갓 망건을 쓰고 다니더니
하루는 금구를 지나다가 전일 일진회 동지 십여인을 만남에
일진회원들이 공우의 장발하였음을 조소하며 붙들고 늑삭(勒削)하여 버린지라
공우 집에 돌아와서 두어달 동안 출입을 폐하고 다시 머리를 기르더니
뜻밖에 천사께서 이르사 공우에게 수삭동안 나오지 아니한 이유를 물으시거늘
공우 황공하여 일진회원들에게 늑삭당한 경과를 아뢰고
다시 삭발한 모습으로 선생을 뵈옵기가 황송하므로 집에 있으면서 머리를 다시 길러
관건(冠巾)을 차린 뒤에 선생께 뵈이려 한다는 뜻을 아뢰니
천사 가라사대 나는 오직 마음을 볼 뿐이로니 머리에 무슨 관계가 있으리오 하시고
공우를 데리시고 구릿골로 오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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