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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 이야기

하모니카 이야기 2

열린마당  솔방울 솔방울님의 글모음 쪽지 2015-08-26 11:41 4,941
고창에는 5일마다 서는 5일장이 있었다.
어느날 7살경 하모니카에 마음이 꽂혀 날마다 하모니카를 사달라고 아버지에게 졸랐다.

3일, 8일, 13일...
장날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하모니카를 사달라고 졸랐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하모니카 장수가 아파서 안 나왔으므로 다음 장날에 사준다고 하셨고 또 장날이 돌아오면 하모니카 장수가 다 팔고 집에 가버려서 다음에 사주신다고 하셨다.


 


아버지를 하모니카로 인해 1년간 무던히도 괴롭힌 것 같다.
하루 하루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하모니카란 요즘 고급 피아노 한 대 사달라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그 뒤 막상 하모니카가 생겼는데 별로 불지는 않았던성 싶다.
하모니카는 작은형이 잘 불었고 작은형은 하모니카나 나뭇잎을 뜯어 부는 연주를 잘 했다.

작은형이 하모니카를 불면 사람들이 시골장터에 다니는 약장수(등에 꾕과리와 북을 매고 발에 줄을 연결해 발로 북과 꾕과리를 치며 입으로 하모니카를 부는 장수)와 같다 했다.

그 뒤로 설날이나 추석이 닥쳐면 동네 또래 아이들은 부모에게 옷 사달라고 뭐 사달라고 했지만 우리는 뭐 사달라 소리는 안했다.


 


이제 철든 지금 다시 부모님을 뵙는다면 별다른 얘기가 아니더라도 오순도순 얘기 나누며 밥 한끼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모와 별 반찬 없이 밥 한끼 먹는 것이 이제야 행복이란 것을 깨닫습니다.

제가 아팠을 때 걷기 힘드시면서도 숨을 헐떡이며 먼 길 걸어가 사온 약을 잘못 사왔다고 투정부리던 철없던 저를 용서하시고 어머니가 아프셨는데 하필 태풍부는 날 아프셨다고 투덜거리며 심부름 가던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맛있는 된장국 끓여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보리밥 한끼 함께 먹고 싶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지나간 불효를 용서하시고 행복하시길 비옵니다.  
화송 쪽지 2015-08-27 01:00
주자 십회중 부모가 살아계실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뒤에 후회 한다는 말이 딱 맞는말 같습니다.
글을 읽으며 부모님에대한 생각에 가슴이 짠해 오네요.
솔방울 쪽지 2015-08-27 08:37
화송 항상 윗 어른들 말씀에 심사숙고 해야 되나봅니다ᆞ때에 따라서선 하찮은 이웃집 어른 말씀도 깨달음을 주는게 많더만요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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